원내 추가 확진자 나오면서 폐쇄 길어져…중증·응급 환자 피해 커질 듯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이번주 진료 재개가 어렵게 됐다. 진료 재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게 되자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분당제생병원 사례처럼 '의료 공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의정부성모병원 관련 확진자는 원내 감염자 18명을 비롯해 총 41명으로 집계됐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달 29일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외래와 응급실 등을 폐쇄했다. 입원 환자를 비롯해 의료진, 직원, 간병인 등 2,500여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확진자가 주로 나온 8층과 4층 병동, 응급실 등을 위주로 소독을 실시했다.

그러나 병원 내 감염 확진자가 이어지고 다른 층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폐쇄 연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1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는 경우도 몇 차례 발생하면서 전수조사가 끝나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초반에는 주로 병원 4층과 8층 병동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6층과 7층에 근무하는 직원에서도 확진자가 발견됐다. 6층 근무자인 60대 미화원과 7층에서 근무하던 20대 간호사가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7층에서는 이 간호사 외에도 지난달 11~21일 7층 병동에 입원했던 중증장애 환자와 이 환자를 돌본 장애활동지원사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중증장애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사망했다.

1차 음성 결과를 뒤집는 사례도 발생했다. 지난달 20일부터 8층 병동에 입원 중인 한 환자는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 3일 타 병원 전원을 위한 추가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 간호사와 의사 역시 1차 검사에서는 음성 결과를 받았지만 잔기침 등 증상 발현으로 2차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원내 감염 우려가 사라질 때까지 병원 폐쇄는 이어질 전망이다. 당초 병원은 원내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번주까지 방역 조치를 완료하고 외래부터 진료를 재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말 사이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 작업이 지연됐고, 간병인 등 파악이 힘든 곳에서도 감염자가 나오고 있어 진료재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병원 폐쇄 기간이 15일로 특정됐으나 시설 전체에 대한 소독 작업을 마치고 직원·입원환자 등 병원 내부 자가격리 기간 2주를 계산하면 진료 재개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폐쇄 기간이 길어지 수록 의료 공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외래 환자에 대해서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수술이나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로 병원이 17일간 폐쇄됐던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폐쇄 기간 동안 기존 환자들이 치료가 지연된 데다 은평성모병원 방문 이력으로 타 병원으로 옮기지도 못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약 한 달 가까이 진료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분당제생병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자가격리 조치된 의료진이 늘어나면서 입원환자 전원이 필요한데 '분당제생병원 환자' 꼬리표로 전원도 쉽지 않았다.

특히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북부지역 권역외상센터인 동시에 권역응급치료센터,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등을 운영 중인 핵심 의료기관으로서 이 지역의 중증 환자들을 도맡아왔기 때문에 폐쇄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응급실 폐쇄로 이 지역 응급 환자들은 의정부백병원, 상계백병원, 은평성모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분산 이송되고 있는데, 이송 시간이 길어져 응급환자들의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도 제기된다.

한 대학병원 의료진은 "의정부성모병원은 응급실에서 입원하는 비율이 50% 이상에 달할 정도로 경기북부지역 최후의 보루라 불리는 곳"이라며 "중증 환자들을 대체할 병원이 마땅치 않아 폐쇄 기간이 길어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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