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코로나19 사태 수가협상 위해 음압기 및 비말 차단 투명 아크릴 가림막 등 설치
의료계 관계자 “같은 편은 동일체로 바이러스 감염 안 되나…형식적인 방안에 그쳐” 지적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장에 투명 아크릴 가림막이 등장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급자단체 협상단과의 테이블 사이에 비말 차단용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한 것이다.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수가) 협상장에 등장한 투명 아크릴 가림막(위)

당초 공단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언택트’ 방식의 영상협상을 고려했지만, 수가를 결정하는 민감한 사인인 만큼 공급자단체의 대면협상 요청이 이어지자 코로나19 차단에 주력한 협상환경에 대해 고민해왔다.

결국 공단은 투명 아크릴 가림막 뿐 아니라 장시간 수가협상이 진행되는 회의실 내 오염을 막기 위해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했다.

공단 윤유경 급여보장실 수가계약부 부장은 “장시간 이뤄지는 수가협상에 대비해 회의실 입구에 오염물질을 털어내는 발판을 마련했고 공기순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압기와 비말 차단을 위한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했다”며 “안전한 수가협상 환경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가협상장에 설치된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단 수가협상단과 공급자단체 수가협상단이 서로 마주보는 형식으로 횡렬로 앉아 진행되는 수가협상을 고려해 양측 수가협상단 사이 투명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해 비말 차단에 나섰지만 형식적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양측 수가협상단 간 테이블 거리는 이미 충분히 확보돼 굳이 아크릴 가림막을 세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공단 측 비말만 막으면 코로나19 차단을 막을 수 있다는 건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이 가림막을 본 의료계 한 관계자는 “초유의 코미디가 등장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수가협상 자리에 협상당사자의 양측 사이에 투명 아크릴 장벽이 등장했다”며 “감염방지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같은 편은 동일체인가. 장벽 위쪽과 옆쪽이 뻥 뚫려 있는데 바이러스는 바닥 위 1미터에서만 머물고 옆으로는 안 돌아간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그는 “더 웃기는 것은 협상 당사자들 중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단 수가협상단은 유형별 공급자단체와 상견례 및 1차 협상을 마치고 오는 27일 대한병원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28일 대한의사협회, 29일 대한약사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등과 2차 협상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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