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론 ‘만남 재개 및 상견례’…초재진료 산정기준 개선 및 전화 상담‧처방 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의료계와 정부와의 대화가 재개됐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오후 용산역 인근 한 식당에서 비공개 만남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지난 1월 22일 열린 제5차 의정협의체 회의 이후 4개월여 만에 열린 것으로 복지부가 의협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열린 의정협상 1차 회의 모습

의협과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13일 열린 1차 회의를 포함해 총 다섯 차례의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우여곡절도 많았다.

먼저 지난해 12월, 최대집 회장 불신임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안건으로 한 임시대의원총회가 열리며 위기를 맞았다. 최 회장 불신임안이나 비대위 구성안 중 하나라도 의결될 경우 그간 논의해 온 내용들이 무산되고 의정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임총에서 최 회장 불신임안과 비대위 구성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다시 의정협상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1월 말,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후 대구,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환자가 늘면서 의정협상은 잠정 중단됐고, 4개월여 만인 25일 재개됐다.

의협 관계자는 이날 만남 전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1월 마지막으로 회의가 있었고 그 이후 코로나19 때문에 의료계도 그렇고 복지부도 그렇고 만날 기회가 없었다”면서 “이제는 양쪽 다 여유가 생겨 다시 만남을 가져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 사이에 복지부에 인사이동이 있어 (복지부)멤버 절반 이상이 바뀌었다”면서 “복지부에서 먼저 (만남을)제안했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오늘 자리는 만남 재개와 인사이동으로 인해 새롭게 뵙는 분들과의 상견례 자리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날 회의의 구체적인 의제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합리적인 수가를 위한 초재진료 산정기준 개선 등 이전에 협의하던 사안들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논의하던 틀 속에서 이야기를 할 생각”이라며 “앞서 초재진료 산정기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중단된 측면이 있다. 시간이 지났으니 다시 그 내용을 짚어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이야기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화 상담‧처방과 관련해선 기존 의협의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8일 의협은 전 회원들에 전화 상담·처방 전면 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복지부 쪽에서 들고 나올 게 대략 예상이 되는데 거기에 대한 우리 입장은 명확하다”면서 “대화가 얼마나 진전이 될지는 차차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정협상 정례화에 대해선 “지금 이야기가 된 건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 정도의 기초적인 수준의 합의”라며 “다른 굵직굵직한 주제들도 이야기가 되고 있어서 (그런 문제들에 대해)의정간의 합의가 힘들다면 협상이 계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선 만나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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