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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의사, 마케팅도 좋지만 R&D에서 역할 찾아야”

기사승인 2017.11.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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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병원 이동호 교수, 의사 역할변화 고려한 제약사·의과대 고민 주문 

"제약사들은 R&D(연구개발)를 받치는 전략기획 등에 의사를 쓰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다국적제약사는 물론 국내제약사에서도 ‘의사’란 커리어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이들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동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이동호 교수(임상약리학과/마취통증학과)는 한양대 의대교수로 재직하다가 다국적제약사인 GSK 부사장, 삼양사 의약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 초대단장(2012~2014년)으로 사업단의 R&D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현재는 임상 현장으로 돌아가 후학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 이동호 교수는 임상, 산업계, 정책 등을 아우른 국내에선 흔치 않은 R&D전문가다. 그런 이동호 교수는 최근 제약업계에서 근무하는 의사, 일명 제약의사들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하지만 최근 기자와 만난 이동호 교수는 "제약사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 마케팅을 지원하는 업무에 많이 배치되고 있다"며 R&D 현장에 보다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의사가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약사 오너들도 의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자사 제품군의 진료 영역에 있는 의사를 통해 (동료의사들에 대한) 세일즈나 사업개발에만 초첨을 맞추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위치에서 의사들이 R&D에 큰 도움을 주기 어려울 수밖에요.“

이동호 교수는 제약업계의 인식 전환과 함께 의사들도 R&D 관련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의사의 영역이 ‘진료’만은 아닙니다. 진료는 물론, 연구와 산업 분야에서도 일할 수 있는 의사를 키워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진료에만 집중돼있는 의대 교육과정을 다양화시켜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의대생들이 진료 외에 연구나 산업계 등을 선택하는 것이 더 이상 ‘도전’이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연구,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인류건강을 고민하고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상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를 바탕으로 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원하고 있습니다. 즉, 관리자 혹은 기획자로서의 의사가 필요한 것이지요.“

이 교수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전략기획자로 활약하기 위해선 각자의 진료현장 경험에 더해 전세계적인 진료나 질병에 대한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기초과학과 전세계 의료의 트렌드를 총괄적으로 이해하며 진료현장의 피드백을 개발자들과 나눌 때에 훌륭한 아이템이 나올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가는 훌륭한 의사들이 있지만, 많은 경우 진료현장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산업적 조언을 하기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정부는 유행을 따르지 않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기초연구 R&D 투자를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지속성입니다. 연구자들이 묵묵히 연구하던 분야가 세상의 관심과 맞아떨어질 때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면역항암제도 기초분야에선 항암 치료에서 면역요법이 부각되기 훨씬 이전부터 연구가 이뤄져 왔다고 했다.

“(면역항암제는) 10~15년 전만 해도 신뢰받지 못하던 연구가 계속 이어져 왔기 때문에 ‘때’를 만난 것이죠. 이처럼 기초연구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상업화되기까지 평균 30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이제야 한국에서 면역치료를 연구한다고 나서면 앞선 이들을 따라갈 수 있을가요. 한국의 연구개발투자는 ‘기다리지 못하는 게’ 문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정책의 변화의 모습이 보인다며 기대감도 드러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제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통해 각 부처로 산재된 R&D를 일원화하고자 ‘바이오특별위원회’ 역할을 강화하고 실행조직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대표적인 변화의 예로 꼽았다.

“정부 R&D가 하나로 뭉쳐진 만큼 중복지원에 관한 문제점이 해소되길 바라고 있어요. 최근 30~40대 중견 과학자들의 아이디어도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이제 한국도 진정한 혁신적 신약개발의 시작점에 선 것 같습니다.”

남두현 기자 hwz@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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