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젠자임, 해외연자 초청 간담회 열고 화학요법 조기 치료 필요성 홍보

사노피젠자임 초청으로 방한한 영국 브리스톨대병원 브리스톨 혈액종양학센터 아밋 발 박사(Dr. Amit Bahl)가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조기 호르몬요법과 항암화학요법의 병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종양내과 전문가들은 조기 호르몬요법과 항암화학요법 병행의 필요성을 옹호한 반면, 비뇨기과 전문가들은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사노피 젠자임, 제브타나 급여출시 기자간담회

사노피젠자임은 지난 17일 ‘제브타나’(성분명 카바지탁셀) 급여 등재를 기념해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제브타나는 이달부터 허가사항인 ‘프레드니솔론과 병용해 도세탁셀을 포함한 항암화학요법 치료 후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2차 치료’에 맞춰 급여가 적용된다.

현재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 표준요법은 항암화학요법제인 제브타나의 허가 사항과 같이, 호르몬 치료 후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시작(호르몬 치료와 병행)하게 돼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아밋 발 박사는 "전립선암 전문의들은 유방암 전문의들에 (화학요법 필요성을) 배워야 한다"면서 "유방암 치료는 화학요법의 연장으로 이뤄진다는 개념이 정립돼있지만 전립선암에선 화학요법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암도 이만큼(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을 의미) 진행될 때까지 기다린 후 화학요법을 시작하는 경우는 없다. 개념 변화가 필요하다"며 "방사선학적으로 (질병) 진행이 나타나면 바로 화학요법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학요법 독성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 환자가 부작용이 버틸 수 있을 때 화학요법을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밋 발 박사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에서 초기에 호르몬과 화학요법을 병행할 경우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화학요법을 초기에 병행 치료한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들의 전체 생존기간이 10개월 연장됐다는 연구결과 발표되기도 했다.

아밋 발 박사는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의사들과 대화를 해보면, 의사들은 화학요법이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삶의 질도 떨어진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환자들에 알약과 화학요법을 선택하라고 하면 알약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이보단 알약과 화학요법의 치료 순서를 선택하라고 하면 더 많은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자가 확인한 국내 비뇨기과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연구 데이터만으로 ‘호르몬요법 후 항암화학요법 적용’이란 표준요법을 변경하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전립선암 권위자로 꼽히는 한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이성 전립선암에서도 호르몬 요법과 화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예후가 좋다는 보고가 있는 건 맞다. 호르몬 치료제인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도 (항암화학요법인) 도세탁셀을 사용한 후 쓰게끔 허가를 받았지만, 도세탁셀 전에 투여해도 예후가 좋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있다"며 "향후 (호르몬과 화학요법의 초기 병행치료가)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의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유방암 치료 상황과 비교하면 아직 연구 데이터가 미천한, 시작단계일 뿐"이라며 "근거가 아주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현 시점에) 표준요법으로 자리 잡기에도 부족한 면이 있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도 같은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호르몬요법이 표준요법이기 때문에 호르몬 불응성 암이라는 개념이 나온 것"이라며 "유방암과 비교하기엔 데이터와 근거가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반면 종양내과 전문가들은 이같은 견해가 최근 대규모 연구결과를 등한시한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국내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항암치료의 가장 전문과는 종양내과”라면서 “현재 전립선암 표준치료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호르몬 치료 후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것이 표준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에 와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호르몬 치료+docetaxel은 호르몬치료 단독에 비해 생존기간 향상을 입증했다”며 “이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단계에서 docetaxel을 사용할 때보다 매우 현저한 이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도 도세탁셀 조기 병행치료로 인한 생존기간 연장효과가 분명한 만큼 화학요법은 초기에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이성 전립선암, 특히 간 또는 폐와 같은 장기 전이가 있거나 골 전이 병변의 수가 많은 고위험군의 경우 호르몬 치료만 하는 것 보다 호르몬 치료에 도세탁셀 항암치료를 6회 추가하면 약 15개월의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가져오며 이로 인해 장기 생존율에 있어 10% 상승효과를 보여준다”며 “이는 충분한 수의 환자가 참여해 진행된 2개의 대규모 연구인 미국의 intergroup study(CHAARTED, 2015년) 및 영국의 STAMPDED study(2016년)에서 밝혀졌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온 어떠한 항암제도 단 6회의 항암치료를 통해 장기 생존율 10% 증가, 생존 기간 15개월 연장을 보여 주지 못했다. 특히 도세탁셀의 비교적 저렴한 비용을 생각한다면 당연이 추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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