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서 "공동 해결방안 마련" 촉구 주장…게르베코리아 리피오돌 공급 논란 영향 준 듯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WHO(세계보건기구)에서 다국적제약사들의 약가 인상 요구에 대해 쓴소리를 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박 장관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참석해 “다국적 기업에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무리한 가격 협상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해 WHO 차원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공동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장관이 직접 국제회의에서 다국적제약사의 약가를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약가협상 과정에서 논란이 된 게르베코리아의 조영제 ‘리피오돌’ 문제로 약가협상에 대한 정부의 문제의식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피오돌은 간암 경동맥화학색전술 시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되는 유일한 의약품이다.

게르베코리아는 해외에 비해 낮은 약가를 주장하면서 현재 5만2,560원인 약가를 26만2,800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해외 약가 파악 등이 쉽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의료기관의 리피오돌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어 빠른 약가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약가수준과 급여등재 소요기간을 두고 당국의 입장과 엇갈리고 있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계속된 주장도 복지부의 문제의식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KRPIA는 한국에서 책정 받은 다국적 제약사의 글로벌 신약 가격이 OECD 평균 절반가량 수준으로 낮고 항암제 평균 급여등재 기간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평균 789일에 달할 정도로 길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주장이 부정확한 데이터에 기반을 둔 무리한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다양한 각국의 약가 제도로 실제 약값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의적으로 보정한 약값을 신뢰할만한 데이터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구용역 보고서 ‘제외국과의 약가수준 비교평가 및 지침 개발 연구 결과보고서(연구책임자: 고대약대 최상은 교수)’에서도 항암제 등의 해외 실제 약가는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린바 있다.

복지부는 급여등재 기간 산출에 있어서도 KRPIA 등이 왜곡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대책마련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양한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먼저 객관적인 자료를 만들어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