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원 한계 넘고 급성장…IT 기술과 의료 접목해 세계 시장 겨냥

개원 15주년을 맞은 분당서울대병원의 비약적 성장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2003년 5월 10일, 서울대병원 ‘분원’으로 첫 진료를 시작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15년 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병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공공기관 알리오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의 지난해 매출은 6,784억원이다. 이는 개원 첫 해인 2003년 605억원에 비해 11.2배 많은 액수다. 같은 해 서울대병원 매출(9,949억원)의 68.2%에 달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개원 이듬해인 2004년(1,484억5,000만원)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2006년(2,296억원) 2,000억원, 2009년(3,142억원) 3,000억원, 2013년(4,262억원) 4,000억원, 2015년(5,575억원) 5,000억원, 2016년(6,202억원) 6,000억원를 넘어섰다. 누적매출은 5조3,491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개원 첫 해와 이듬해 각각 206억원, 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개원 3년 만인 2005년(7억원) 처음 흑자로 전환됐으며 2011년까지 7년 연속 흑자세를 유지했다.

신관(지금의 암뇌신경센터) 건립으로 지출이 많아져 2012년부터 적자세를 보였지만 신관 진료가 활성화되고 환자도 늘어나 운영이 안정되면서 2016년을 기점으로 다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노인 전문병원에서 최첨단 병원으로 도약

처음부터 분당서울대병원의 성공을 예측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이라는 이름은 달았지만 ‘분원’이라는 한계가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적극적인 인력 확보 및 연구를 통한 의료질 함양, 지속적인 병원 혁신, 선제적인 의료정보시스템 구축 및 활용 등 다방면의 노력으로 현재는 빅5에 버금가는 병원이 됐다.

당초 분당서울대병원의 목표는 노인성 질환 및 재활요양센터, 응급외상센터 기능을 특성화화 한 500병상 내외의 종합병원이었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노인 전문병원이라는 초기의 성격를 넘어 최첨단 IT 기술을 의료에 접목하는 일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의 진료정보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미국 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로부터 최고 등급을 받았으며, 세계 의료정보시스템의 각축장이라는 중동과 미국에 병원정보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원장은 "시스템의 전문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본다"며 "사우디에 수출된 ‘베스트케어 2.0A’는 중동시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췄으며 글로벌 벤더와 비교해 품질 및 가격 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원장은 "미국으로 수출된 ‘베스트케어 2.0B’(정신과 특화 버전)도 마찬가지다. 차터오크 정신과병원에 구축된 ‘베스트케어 2.0B’을 사용한 의료진들이 우리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직관적이고 우수한 UI(User Interface) 솔루션은 본적이 없다’고 극찬을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또 지난해까지 외래진료실 및 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정비를 완료하며 전체적인 진료시스템을 정비했다. 쾌적한 환경과 최적의 진료 인프라를 구축한 만큼 앞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환자중심의 진료, 나아가 환자의 안전과 행복을 최선으로 여기는 진료시스템을 확립하겠다는 생각이다.

병상수나 외래환자는 현 상태를 유지하고 앞으로는 의료 질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세계 유수의 의료기관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분당서울대병원의 진료패턴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나감과 동시에 글로벌 인지도를 강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 스콜코보 특구의 한국형 첨단병원 설립을 통해 진료와 병원정보시스템 수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병원 설계, 제약,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국제화를 선도하겠다는 것.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고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성남시 분당구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의료특구’를 조성하는 방안도 설계하고 있다.

헬스케어혁신파크부터 병원 전체 부지까지 포함해 헬스케어 산업과 연구시설을 한데 모은 의료특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도 더 많은 공을 들일 방침이다. 병원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직원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교수들에게만 적용되던 장기 연수 제도를 일반 직원들로 확대해 업무별로 선진화 된 병원으로 직원들을 파견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변 협력 병의원들과의 의뢰-회송 체계를 더욱 활성화해 중증환자를 중심으로 한 진료 패턴을 구축하고 효율적이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신생 병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의료를 선도하는 병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내다보고 치밀한 세운 전략과 의료진 및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 병원의 적극적인 투자 등이 고루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기초연구와 임상이 어우러지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IT기술에 접목해 나가는 분당서울대병원의 또 다른 도약이 지난 15년의 성과를 넘어 어떠한 장밋빛 미래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