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대장 툴젠 흔들…바이오 시장 침체 우려

각종 논란으로 한풀 꺾인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하반기 에스바이오메딕스, 바이오솔루션, 엘앤씨바이오, 디알젬, 옵티팜, 지티지웰니스, 유틸렉스, 티앤알바이오팹 등이 신규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기술성 평가를 통한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은 기술력이 뛰어난 유망기술기업이 기술평가를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특허,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등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바이오 업체들은 연구개발비, 운영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 상장사의 경우 4년 연속 적자를 내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5년째 적자가 지속되는 경우 상장폐지 검토에 들어간다. 반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적자를 4년 이상 나더라도 퇴출규정을 적용 받지 않는다. 때문에 제품이 없어도 상장 신분 유지가 가능하다.

올해는 신약개발 회사인 엔지켐생명과학, 임플란트 회사 오스테오닉, 유전자 검사업체 이원다이애그노믹스, 패치제 등 약물전달시스템 업체 아이큐어, RNAi 간섭 치료제 등을 연구하는 올릭스 등이 기술특례로 상장에 성공했다.

흔들리는 대장주, 다른 시각이 필요해

하반기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대장주는 역시 툴젠이다. 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툴젠은 코넥스 대장주로 분류됐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세번째 상장에 나선 툴젠은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이전 상장을 위하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황이다.

그러나 창업주이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의 특허 빼돌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하반기 상장 전망이 밝지 않다.

툴젠이 코넥스 대장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유전자가위 기술과 특허 때문이었다.

아직 개발단계에 있지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질병 유전자를 자유롭게 잘라내고 교정할 수 있어 에이즈와 암과 같이 난치성 질환의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인간배아 유전자 편집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가 남았지만 최근 미국 성인 2,5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2%의 미국인들이 심각한 질병발생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의 인간배아 유전자편집 기술 사용에 긍정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UC버클리와 브로드의 미국 특허 분쟁에서 브로드 연구소가 승리하면서 툴젠의 가치는 더욱 부상했던 상황이다. 브로드 연구소의 특허 대비 툴젠의 기술과 특허 출원 시점이 더욱 빠르기 때문이다.

바이오 업체 IR 담당자는 "회계처리에 특허 활용에 따른 가치까지 잣대를 대기 시작하면 상장 문턱을 통과할 수 있는 업체가 몇개나 되겠나"라면서 "특히 툴젠과 같은 대장주의 IPO 차질은 다른 업체들에게도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담당자는 또 "기술성을 바탕으로 상장에 성공했다면 관련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면서 "회계감리와 특허 등 연이어 발생하는 업계의 문제점은 고의 보다는 실수에 가까운 문제로 보여지는데 업계 전체가 타격을 입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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