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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3년제 도입은 시작일 뿐”…수련과정 손질 나선 내과학회

기사승인 2019.01.07  13: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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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림길에 선 내과 3년제②]엄중식 수련이사 “2020년까지 평가체계 개편”
"하위 20%는 무엇을 해도 안 되는 곳"…기준 미달 병원 전공의 정원 조정 본격화

기대와 우려 속에서 3년제로의 변화를 시도한 내과. 하지만 내과 수련과정 개편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전공의들은 여전히 수련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지난 2년 동안 큰 혼란 없이 수련 현장에 안착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내과학회는 보다 나은 수련환경 조성을 위해 전공의 평가도구 개발 등이 포함된 수련과정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 또 문제가 있는 수련병원에 대해 정원 회수 등 적극적인 질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를 만나 지난 2년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변화 방향에 대해 들었다.

- 3년제로 개편한 지 2년이 지났다. 학회 차원의 평가는.

내부적으로 정교한 툴을 가지고 현재 상황을 평가해 본적은 없다. 솔직히 평가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나온 이야기나 현장 분위기는 괜찮다. 특히 전공의 지원율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전공의들이 수련과정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학회는 보고 있다.

-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현재 제일 부족한 부분은 전공의들에게 필요한 핵심역량에 대한 개별적 평가다. 180여가지에 가까운 핵심역량을 개인별로 평가‧기록을 하고 이를 피드백하는 작업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에 학회 차원에서 실제 평가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툴을 마련하고 수련병원에 이를 제공하려 한다. 지난 연수강좌에서 CBT형태로 중간 평가를 진행했는데 상당히 호응이 좋았다. 학회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이나 전공의 개인이 어느 부분에 강점을 가졌고, 어느 부분에 약점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수련 중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 이 외에도 술기 및 증상징후 역량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평가 도구를 마련해 수련병원들에 제공하고자 한다. 2020년은 ‘제대로 된 평가를 시작한다’는 게 현 집행부의 생각이다.

- 내과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3년제 전환 후 전문의 시험 준비나 술기 습득, 연구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왜곡된 현상 때문이다. 선진국 중에 내시경 술기를 전공의에게 가르치는 나라는 거의 없다. 개업환경과 맞물린 부분이 있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어서 전공의 수련과정에 포함시켰지만 사실 내시경이 전공의 때 배워야할 술기인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내과 전공의 핵심역량에 굉장히 많은 부분이 포함됐는데 이 중의 상당수는 수준을 낮추거나 범위를 좁혀야 할 부분이 있다. 그래서 개정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수련에 대한)분배 문제도 검토해봐야 한다. 현재는 진료량에 따라 전공의 수련을 배분하고 있는데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진료와 수련은 다르다. 병원의 진료 시스템에 맞춰서 가는 게 아니라 별도의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이 존재해야 한다.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변화할 것이다.

지금은 전체적으로 인프라를 갖추고 그 인프라에 미치지 못한 수련병원을 배제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3년 정도가 지나면 실제 전공의 수련과정이 매력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고, 또 그 3년 후에는 제대로 된 평가 시스템이 정착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연차별 승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차별 핵심역량 평가가 제대로만 이뤄진다면 전문의 시험은 없어도 된다. 학회도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 생각하고 이러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 2020년에는 내과 전문의가 기존의 2배나 배출된다. 이에 대한 우려도 많다.

2020년에 두 배수의 전문의가 나와 단기간에는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취직을 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현재 내과 전문의 수는 2만명이 넘는다. 이중 개원의가 5,000여명 정도고 대부분은 봉직의 형태다. 하지만 지난해 대한의학회에서 전문의 수요예측조사를 한 것을 보면 5년 후에도 봉직의 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온다. 앞으로도 병원에서의 내과 전문의 수요가 굉장히 클 것이다.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 환자 수 제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 많은 환자를 어떻게 하겠나. 결국은 전문의가 진료를 해야 한다. 이에 호스피탈리스트 활성화가 필요하다. 학회 수요예측을 보면 호스피탈리스트가 적게는 2,500명에서 많게는 4,000명 이상 필요하다. 정부가 호스피탈리스트 본 사업을 진행하고 예산이나 정책적 지원을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그만큼 많은 의사들이 필요하다.

- 문제가 있는 수련병원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수준에 전공의 정원 회수 등을 언급했다.

전공의 정원이 작은 병원 중에서도 수련을 잘 시키는 곳이 있지만 상당수는 그렇지 못하다. 전공의 수련에 관심이 적을 뿐더러 병원 규모가 작다보니 예산이나 인력배정이 제대로 안된 곳이 많다. 특히 결정적인 문제는 지도전문의다. 규모가 작은 병원의 대부분이 봉직의에게 지도전문의를 맡기고 있다. 페이닥터를 하러 온 사람들에게 지도전문의를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수련이 이뤄지겠나.

또 봉직의 상당수가 한 병원에 오래있지 않다보니 수련의 연속성도 없어진다. 작년에 정원을 없앤 병원 중 한 곳은 전공의 지도감독보고서를 처음으로 미제출한 곳이었다. 현장에 물어보니 그런 것을 하는 사실 조차를 모르고 있었고 인계도 안됐다고 한다. 지도전문의나 병원은 수련에 관심이 없고 전공의들이 스스로 당직을 서면서 공부하고 전문의 시험에 붙으면 전문의가 되는 시스템이었다. 4년차 때 술기 좀 배우고 전문의 시험만 준비하는 파행적인 수련을 하는 병원이었던 셈이다.

학회는 전공의 수련과 관련해 이런 병원을 인정할 수 없다. 이런 병원이 가지고 있는 정원을 수련을 제대로 하고 있는 다른 병원에 재배치해야 한다. 정원이 감원당하는 병원 입장에서는 경영상 압박이 생기기에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최근 의학회 전문과목 수련교육이사 회의에서 모 수련이사가 ‘전공의가 없어도 정상적인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나머지 여력으로 전공의 수련을 담당해야지 전공의를 뽑아서 진료공백을 메워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말을 했다. 전공의 수련은 그렇게 가야한다.

- 하지만 신규 전공의를 받지 못하면 윗년차들의 업무로딩이 심해질 수 있다.

정원 회수 등으로 아랫년차 전공의가 없으면 기존 전공의들은 이동수련을 요청할 수 있다. 학회에서 평가해 이동수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요청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보건복지부의 승인받으면 이동수련이 가능해진다. 수련교과 과정을 지킬 수 없는 상황만 인정되면 이동수련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앞으로 이동수련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 몇 개의 병원이 정원 회수 대상인가. 또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

기본적으로 하위 20% 정도의 병원은 무엇을 해도 안 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학회에서 32개 병원에서 40명을 감원하는 안을 만들었었다. 내부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너무 심할 것 같아 결국 8개 병원에서 8명만을 감원했다. 그렇다고 남은 20여개 병원의 수련환경이 갑자기 좋아졌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런 병원을 계속 놔둘 수는 없다. 그 병원들의 전공의 정원은 정리해야 한다. 우리가 변화하기를 바라는 곳은 120여개 내과 수련병원 중 60등에서 100등 사이에 위치한 병원들이다. 이곳에서 실제 수련환경 개선이 이뤄진다면 정원을 재분배할 필요가 없다. 학회의 목표는 전체적으로 수련환경 개선을 의도하는 것이지 어느 병원을 자르기 위함이 아니다. 수련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아지면 내과 전체 전공의 정원을 늘려달라고 정부에 이야기할 수도 있다.

병원들의 수련환경을 바꾸기 위해선 결국 자격기준을 제시하는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기준을 전공의 지도감독보고서 형태로 제시하고 이를 지킬 수 있는 병원은 기본적인 수련이 가능한 병원이라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2020년부터 조정되는 전공의 지도감독보고서는 개정 작업을 마무리 했다. 전공의 정원은 전산 작업이 끝나면 수련병원들의 입력상황을 보고 의견수렴을 한 다음 오는 2월경 구체적인 내용을 공지할 계획이다. 3~4월에는 2017년, 2018년 전공의 지도감독보고서 자료를 모아 평가를 하고 현장방문 병원을 결정한다. 이후 현장방문을 통해 감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고통스러운 시기다. 모든 변화나 혁신이 고통 없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을 최소화시키려면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전공의 수련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미래에 대한 투자를 지금 현재가 어렵다고 나눠 먹기식으로 적당히 하면 새로운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할 것이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기 위해선 수련병원들도 수련환경에 대한 자기평가를 분명히 하고 변화와 혁신에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최광석 기자 cks@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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