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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진료환경’이 제2 임세원 사건 막는다 공감대…문제는 방법

기사승인 2019.01.09  14: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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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질환자수도 제대로 파악 못하는 현실이 문제…복지부 “대대적 실태조사 후 방안 마련”

故 임세원 교수 사건 재발방지를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안전한 진료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 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결국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대대적인 실태조사 후 의료계와 협조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힌 구체적 방안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복지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故임세원 교수 사망사건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현안질의에서는 제2의 임세원 교수 사태를 막기 위한 다양한 지적, 질의, 대책 등이 오고갔지만 실질적으로 안전한 진료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 외 뽀족한 해결책이 나오지는 못했다.

우선 임 교수 사건이 터진 후 의료법 개정안 등을 통해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의료기관 내 비상벨, 비상구, 보안요원 확대 배치 등에 대해서는 의료계 내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은 “핑계로 들릴 수도 있지만 원장 입장에서 보면 예측하기 어려웠다. 우리 병원은 비상벨, 대피로, 보안요원 등을 다 갖추고 있었다”며 “간호조무사가 보안요원을 불러 올라오기까지 일분 정도 걸렸다. 임 교수 사망사건을 여러 측면에서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우리 병원에 보안요원이 39명 근무하는데, 모든 구역을 커버할 수 없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 보면 가해자가 큰 흉기를 들고 왔는데, 관련 법상 보안요원은 방검복과 삼단봉만 갖출 수 있다”며 “보안요원이 적시에 왔어도 막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안질의에서는 또 ▲정신질환자 차별 문제 해결 ▲외래치료명령제 확대 방안 ▲의료인 폭행 시 처벌 강화 ▲사법치료명령제 ▲정신질환 관련 예산과 인력 부족 등이 지적됐지만 정신질환자 차별 문제 해결, 정신질환 관련 예산과 인력 확충 정도를 제하고는 의견이 갈리는 모습도 보였다.

응급실이 아닌 진료실에서의 의료인 폭행 시 처벌강화에 대해서는 필요성이 언급됐지만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은 “(의료인 폭행 시 처벌강화는) 복지부 입장변화 없이는 개정이 어렵다. 복지부는 응급실부터 하고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반진료 시 폭행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임세원법 상당수를 복지부가 막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의료인 폭행 시 처벌 강화보다는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처벌강화는 신중해야 한다. 처벌만 강화하면 정신질환자 사후관리 등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회피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의료인 폭행 시 가중처벌이 능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질환자의 경우 (폭력) 사고를 저지르더라도 형법적으로 처벌이 불가능할 수 있다”며 “(폭행 시 가중처벌 보다는) 예방과 치료에 중점을 둬야 한다. 미진한 지역사회 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인 폭행 시 가중처벌과 반의사불벌죄 삭제 조항의 경우 지난 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신중한 입장을 밝혔지만 향후 법안소위에서 다시 논의된다면 반의사불벌죄 삭제의 경우 적극적인 의견을 내겠다”며 반의사불벌죄 삭제 찬성 여지를 남겼다.

더민주 정춘숙 의원은 외래치료명령제 실효성에 대해 지적했다.

정 의원은 “2017년을 보면 외래치료명령제를 활용한 사례가 4건이다. 지역사회에서 자신이 정신질환이라는 자각없이 살아가는 중증환자 치료 대책을 어떻게 마련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같은당 기동민 의원은 “(임 교수 사건이 터진 후) 의료계 내에서 외래치료명령제 등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환자진료거부권까지 연결될 수 있다”며 “이런 통제장치를 통해서라도 의료진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장관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외래치료명령제가 2017년에 4건에 불과하다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의료계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성규 의원은 정신질환자 관리를 위해 원격의료 도입을 주장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맹 의원은 “(정신질환자가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원격의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해 토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신과환자 의료이용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환자가 거리낌없이 의료기관에 접근하는 방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원격진료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같은 논의 외 ▲故임세원 교수 의사상자 선정 추진 ▲복지위 내 정신질환 관련 논의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제안이 나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복지위 차원에서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번 현안질의를 통해 현재 국내 정신질환자 통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수차례 강조했으며, 이를 통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솔직히 이번 일을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정신질환자 규모에 대한 실태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다만 여러 경로를 통해 (전국민 중) 1% 정도라고 추계하고 있는데, 실제 보험코드 등을 보면 1%를 넘고 있다”면서 “특히 병원에 오지 않는 환자들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발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어떻게 발굴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꼭 방법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법과 제도로 의료기관 내 폭력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폭력 외) 여러 행태의 의료기관 내 폭력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심층적 실태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의료인 폭행을) 환자안전사고에 준해 보고하게 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여러 지적처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관련 학회와 협회 등 의료계와 같이 논의하고 있다. 이번에는 단기성 대책이 아니라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여러 실태조사를 마치고 대책이 마련되면 복지위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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