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정보영 교수, 국내 첫 S-ICD 출시 간담회서 원격모니터링 제한 문제 지적

“한국에서 최신 제세동기를 이용하는 환자들은 벤츠를 사서 티코처럼 타야하는 상황과 다름없다.”

지난 15일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대표 허민행)가 S-ICD(Subcutaneous 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 피하삽입형 제세동기) ‘엠블렘’(EMBLEM) 급여를 기념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연세의대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가 한 말이다.

연세의대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가 이날 선보인 ‘엠블렘’은 심장과 혈관을 건드리지 않고 몸 안에 장착할 수 있는 S-ICD다.

엠블렘은 심실의 비정상적인 심장박동(부정맥)이 감지되면 전기적 충격을 전달해 정상박동으로 만들어 준다.

기존 경정맥 제세동기(이하 ICD)와 달리 전극선이 환자 흉골 부위 피하에 바로 삽입, 혈관과 심장 안에 위치한 전극선으로 비롯되는 혈관 감염의 위험성과 혈관 협착 등의 합병증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엠블럼은 국내 출시된 첫 S-ICD로, 이달 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았다.

특히 엠블렘에는 담당 의료진이 환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보스턴사이언티픽은 삼성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이러한 시스템을 구현했다.

그러나 이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은 국내에선 법적으로 제한이 있어 활용할 수 없다. 이를 정보영 교수가 지적한 것이다.

정 교수는 “수년 전 호주에서 이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을 활용한 것을 볼 기회가 있었다.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주치의 등에게 메시지가 오고, 환자를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게끔 하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원격의료 논란 등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보영 교수는 이날 ‘부정맥환자의 새로운 치료전략’을 발표하며 S-ICD의 유용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이미 심장마비를 경험했거나 중증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위험성이 높은 환자에게 이식형 제세동기를 시술한다”며 “하지만 심장 삽입 전기장치 이식 후 약 2.4%에서 전극선 관련 합병증을 경험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반면 S-ICD를 이용한 치료는 이식 후 출혈이 적고 시술 과정에서 혈관 삽입 방식보다 위험이 줄어들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 시술과 관련 부담을 줄여줬다. 무엇보다 장기적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2017년 개정된 미국심장협회·미국심장학회·미국부정맥학회 국제가이드라인에 따르면, ICD 적용 환자군 뿐만 아니라 감염 및 만성질환 등 고위험 환자군에게 S-ICD 사용이 권고되고 있다. 다만, 서맥 치료, 심장재동화기화 치료, 항빈맥초율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제외했다.

정보영 교수는 “S-ICD는 시술이 비교적 쉽고, 시술 시간도 짧다. 개인적으로 30분 정도가 걸렸다”며 “S-ICD가 지금 모든 (부정맥) 환자에게 쓰이는 건 아니지만, 적응증에 해당되는 환자에겐 상당히 효과가 좋다. 전극선 관련 합병증도 적고, 문제가 생기면 제거도 쉽다. 국내에서도 보험이 적용되는 만큼, 환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심장박동 이상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2012년(14만5,000명)에서 2017년(19만9000명)까지 매년 7%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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