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 조정숙 이사 "일하기 좋은 병원 만들려면 ‘간호사 업무환경개선’ 지표 추가해야"
복지부 홍승령 팀장 “간호사 업무 환경 바꾸기 위해 정부와 소통 필요”

의료기관 평가 및 인증제도에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지표들이 포함돼 있지만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대한간호협회가 16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국민건강권 보장을 위한 간호의 질 향상 방안 토론회’에서는 현재 다양한 의료기관 평가에 포함된 간호 관련 질적지표들이 간호사 업무환경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발제자로 참여한 간협 조정숙 이사는 간호의 질 향상은 물론 환자안전을 보장할 수 있으려면 인증평가나 인증제도에 ‘간호사 업무환경개선’ 지표를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와 관련된 의료기관 평가 지표는 간호사 배치기준 이외에 상급종합병원지정평가에 포함된 ‘간호실습교육제공(가산2점)’ 지표와 오는 2020년부터 의료질평가에 반영되는 ‘3년 이상 경력간호사 비율’ 지표가 전부다.

조 이사는 “의료기관 평가 자체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업무환경개선 지표를 추가해 의료기관 평가가 간호사 근무환경을 선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며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고 나면 국민들에게만 좋은 병원이 아니라 간호사들에게도 일 하기 좋은 병원으로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호사 이직률로 고민이 깊은 중소병원들은 의료질평가 기준이 상급종합병원에만 맞춰져 사실상 정부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중소병원간호사회 김영애 회장은 “병원 손실을 보전해주는 지원금 등에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며 “의료질평가지원금의 경우 70% 이상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급되고 있는 반면 중소병원은 수가 지원책이 너무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한 병원에서 3년 이상 경력간호사 수 비율을 높여야 1등급으로 책정되는데 1~3년이면 입사한 사람 중 50% 이상이 이직하는 현실에서 간호인력을 수급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면서 “중소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일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황인선 정책연구팀장은 “기준에 모두 다 담았으면 좋겠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이를 구체적으로 담을 수 있을지 협의와 논의가 필요하다”며 “기준에 담긴 내용들은 그만큼 파급력이 굉장하다.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의료기관 내 간호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공감하고 있다며 소통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보건복지부 홍승령 간호정책 TF팀장은 “단순히 간호 인력의 양적 확충 뿐 아니라 질적 개선 필요하다고 본다”며 “간호서비스 수준 향상되고 국민에게 안전한 의료서비스 되기 위해서는 모든 보건의료 기관 내에서 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에 정부도 공감하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앞으로도 간호사 근무환경 바꿔 나가기 위해 각종 지원제도나 수가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며 “다양한 평가 인증에서도 개선할 부분들 계속 찾아 나가고 있다. 앞으로 간호사 업무 환경 바꾸기 위해 정부와 현장과 소통도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깊이 고민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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