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side&人sight]배뇨장애요실금학회 김준철 회장김형지 간행이사김현우 홍보이사

[청년의사 신문 양영구] 전립선비대증이나 요실금, 과민성방광과 같은 배뇨장애는 생명과 직결되는 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좌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화장실을 들락거려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이 언제 새어나올지 몰라 외출하는 것도 꺼려지기 때문이다.

방광문제로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들의 증상은 잦은 소변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빈뇨, 소변이 마려워 2회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소변을 본 이후에도 소변이 남아있는 느낌의 잔뇨 증상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그동안 여성 질환으로 여겨졌던 요실금이 남성에게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은 남성 환자 추이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25%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배뇨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은 부끄러움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게 부지기수다. 특히 20대의 젊은 여성들은 병원 방문을 꺼리다 병을 키워오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에 전문가들이 나섰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최근 세 번째로 ‘배뇨장애와 요실금’이란 책을 펴낸 것. 이번에 출간한 3판은 보편적으로 한글화되지 않은 용어는 영어 그대로 표기함으로써 어색한 순우리말 용어 대신 현실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를 사용했다. 2003년 첫 출간 이후 새로운 지식과 술기를 반영해 6년에 한 번씩 개편에 나서고 있는 학회는 이번 3판에서 최신의 지식과 그동안의 변화들을 반영하는 한편 새로운 주제를 추가하고 그 구성에도 변화를 줘 내용의 풍부함과 견고함을 부여했다.

집필을 주도한 배뇨장애요실금학회 김준철 회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과 김형지 간행이사(단국대병원), 김현우 홍보이사(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를 만나 출간 계기와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이번 ‘배뇨장애와 요실금’이란 책이 학회 회원들은 물론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의료인과 연구자, 후학들에게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Q.학회에서 교과서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출범한 지 10년이 조금 지났을 무렵, 우리 분야에 교과서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학회를 주축으로 교과서를 집필해보자는 논의가 있어 출발하게 됐다.

지난 2003년 〈배뇨장애와 요실금〉이라는 교과서 초판을 선보였고, 2009년 2판, 이번에 3판을 만들게 됐다. 학회 내부에서 교과서를 집필하자는 논의가 오고 갈 때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근거에 기반한 임상지식이 축적되고, 이에 따른 진료방침도 변화가 있었다. 따라서 일정기간 마다 구성에 변화를 주자고 결정했고, 이에 따라 6년마다 꾸준히 개정판을 만들어내고 있다.

Q.책은 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3판에 새롭게 담긴 내용이 있다면.

책에는 배뇨장애 문제, 요실금, 전립선비대증을 포함해 비뇨기과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총망라돼 있다. 2003년 초판 발간 당시에는 배뇨장애와 요실금, 그리고 여성 비뇨기과학의 전 분야를 망라한 최초의 전문서적으로서 전문의와 연구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2002년 국제요실금학회에서 하부요로증상과 하부요로기능이상에 대한 표준용어를 대대적으로 개정하기도 했고, 당시에는 여성 요실금에 대한 임상진료량이 급증하던 시기였기에 초판 발간은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이후 2판에서는 초판의 내용에 새로운 전문지식들을 추가했다.

3판은 새롭게 주목받거나 중요성이 커진 주제를 독립된 챕터로 편성해 다루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3판에서는 하부요로의 정상기능 및 기전, 하부요로건강을 위한 생활습관과 식이, 전기자극과 신경조정술, 배변기능이상, 남성복압성요실금, 방광출구폐색, 배뇨근저활동성, 요폐, 요도협착, 하부요로기능이상의 연구 등의 챕터가 새롭게 추가됐다. 또 하부요로기능이상의 치료, 신경인성방광, 요실금, 골반통증 등에 대한 개관을 다룬 챕터도 독립적으로 구성했다.

Q. 3판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기존에는 의학전문용어를 순 우리말로 옮기려 노력했다면, 3판에서는 되도록이면 전문용어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2판에서는 자주 사용하던 영어로 된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옮기다 보니 용어가 어색해져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그래서 배뇨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문가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최대한 그대로 쓰려고 노력했다. 이로 인해 읽기 편하게 바뀌었고,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보다 활발해졌다. 또한 이전에는 부분적으로 다루었던 분야를 새로운 챕터로서 독립적으로 구성한 주제가 많다. 이외에도 빠르게 변화하는 의학정보인 만큼 2판 이후로 6년 동안 변화된 내용과 함께 우리나라의 최신 의학정보를 담아낸 것도 특징이 아닐런지.

Q. 교과서다 보니 독자층이 한정돼 있을 것 같다.

가장 큰 독자층은 당연히 배뇨장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전문의 이외에 비뇨기 질환을 공부하는 학생과 연구자도 주된 독자층이라고 생각한다. 주요 독자층이 한정돼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다른 진료과를 전공한 전문의들도 책을 많이 보는 편이다. 예를 들어 가정의학과 전문의나 산부인과 전문의의 경우 배뇨장애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배뇨장애 치료를 위한 요역동학 검사 등에서는 간호사와 같이 팀으로 진행되기에 많은 간호사들도 우리의 독자다.

Q. 해당 분야에서 3판이 어떻게 활용되길 기대하나.

초판과 2판이 그랬듯 3판 역시 배뇨장애와 요실금 분야에서 연구하고 진료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지식들이 쌓여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배뇨장애와 요실금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Q. 비뇨기과는 전공의 미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국과 비교할 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국에 비해 보험적용에 대한 부분이나 수가 책정이 상당히 낮다. 비뇨기과가 수술 시간을 비롯해 그에 따른 노동 강도가 상당히 높은데 비해 그에 대한 보상은 저평가 돼 있다. 비뇨기과는 다른 전문과에 비해 수술이나 진료 빈도 수가 적고 전문의들은 익숙치 않은 수술이라는 부분에서 민감도와 스트레스가 크다. 하지만 정부와 보건당국은 그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Q.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교과서를 집필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당시부터 계속 새로운 내용을 접목하고 추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앞으로도 개정판을 발간할 때마다 새로운 내용을 충실하게 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교과서가 3판까지 발간된 만큼 비뇨기질환에 대해 진료하는 전문가라면 누구나 같은 방법과 방향성을 갖고 진료에 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됐으면 한다. 교과서만을 독파한다고 실무에서 적재적소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교과서를 통해 배뇨장애질환을 진료하는 전문의들 모두가 최고의 실력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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