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화의 심평통신

[청년의사 신문 양기화] 지난 1월 21일 전북 군산에 있는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주최하고 원광대병원이 주관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제21차 전국회의에 참석하여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지난해 초부터 이 사업의 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 사업을 심평원의 심뇌질환평가와 연계하면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와 심평원은 간담회를 통해 협력방안을 모색한 데 이어, 이날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심평원이 교감할 수 있는 여지를 같이 생각하는 시간을 만든 것이다.


▲ 양기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급성 심뇌혈관질환은 각각 한국인 사망률 2위와 3위를 오르내리는 중요한 질환이다.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암질환의 경우 모든 암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심뇌혈관질환을 잘 관리하는 일이야말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중요한 정책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심뇌혈관질환은 고혈압과 당뇨와 같은 만성 생활습관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들 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철저하게 하도록 국민들의 인식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심뇌혈관질환이 생겼을 때는 초기단계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도록 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나서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홍보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역주민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지역의 대표적 병원이 나서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지정 운영하는 정책을 시작한 이유이다. 심뇌질환의 특성상 초기대응을 잘 할 수 있는 병원이 가까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 사업은 질환의 초기대응과 주민인식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얻는 사업이다.

2008년부터 시작한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사업은 현재 후속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대상은 11개소이다.

기존 5년간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기반을 구축하고 병원 내 적정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2014년부터 시작한 후속 사업에서는 갖추어진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기반을 권역 내 병원으로 확산시키고 재발방지를 위한 퇴원환자 관리부분과 병원 전, 후 단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사업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우수한 심뇌혈관질환 진료체계를 갖추는 한편 지역 친화적 접근방식으로 지역주민의 인식을 개선하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효과적인 체계라는 점은 다시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을 터이다. 여기 더해서 센터별로는 심뇌혈관질환을 진료하는데 필요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미세한 부분까지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점은 동 사업을 통해서 얻은 부수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가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미분적 접근방식이라고 한다면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요양급여적정성평가사업 가운데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관상동맥 우회로술,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별 평가사업은 전체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적분적 접근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센터가 중심이 되어 수행하고 있는 지역주민 인식개선의 정도를 권역별로 세분화하여 비교하고, 연차별로 비교함으로서 센터의 활동성과를 계량하는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센터에서 검증된 평가지표들을 적정성평가에 도입하여 전체 요양기관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권역별 평가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통하여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사업방향을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권역센터 단위의 환자등록사업을 심평원의 적정성평가와 연계하여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면 심뇌혈관질환 전반에 걸친 통계자료의 수집이 가능하여 심뇌혈관질환의 관리정책의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가 심평원과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심뇌혈관질환센터 사이의 긴밀한 협력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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