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차마 못다 한 말들>

‘저도 그러고 싶은데... 죄송해요’
코로나19 검사 좀 안 아프게 해달라는
환자에게 속으로 했던 변명

‘아, 오늘은 어버이날인데’
혼자 내시경 받으러 온 노인에게서
악성 종양을 발견했을 때 절로 나온 탄식

‘이대로 있다간 둘 다 죽는다’
지진으로 건물에 금이 가는 상황에서
출혈하는 산모를 진료할 때 스친 생각

‘더 이상의 치료는 어려울 거예요’
보험 문제로 더는 한국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차마 할 수 없었던 말

‘얼른 나아서 오빠 얼굴 또 그려줘’
오프 중에 세상을 떠난
환아에게 전하지 못한 편지

‘못 하겠어... 더는 못 하겠어’
환자의 병을 제때 발견하지 못해
주저앉아 끝도 없이 자책했던 말

그리고,
동료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치료받는
칠순 노동자의 뒷모습을 보며 삼켰던 말
‘당신 탓이 아닙니다.
이제 그 기억을 놓아주세요.’

의사들이 펜을 들었다-
환자들과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써 내려간
42편의 기록

의료계의 신춘문예
한미수필문학상 작품집
일곱 번째

환자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주워 삼킨 이야기들

<아픔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김대현 · 류현철 · 장석창 외 지음 | 360쪽 | 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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