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화의 심평통신

지난달 대한뇌신경재활의학회와의 간담회가 있었다. 금년 7월부터 12월까지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제7차 급성기 뇌졸중평가와 관련하여 학회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학회는 입원일수장기도(LI)지표를 평가지표에 포함하되, 종합점수에는 반영치 아니하고 가산제외기준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진료가 왜곡될 수도 있다는 일선병원의 우려를 전달했다. 재활의학과로 전과를 하게 되면 재원일수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는 일부 요양기관에서 전과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LI지표는 제4차 급성기 뇌졸중평가에서 처음 모니터링지표로 채택됐다. 제4차와 제5차 평가에서는 재활의학과로 전과된 환자를 제외하고 신경과나 신경외과에서 진료한 환자들만 대상으로 지표값을 산정했다. 제6차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활의학과로 전과한 환자를 포함하되, 재원기간을 재활의학과로 전과한 시점까지로 정했고, 이에 일부 학회의 반발이 있었다. 결국 중앙평가위원회에서 논의 한 끝에 재활의학과로 전과한 환자를 포함하되 전체 입원일수를 산정했던 것이다.

LI지표가 도입된 이후 급성기 뇌졸중환자의 재활의학과 전과율을 살펴보면, 제4차 평가에서 4.8%, 제5차 평가에서는 7.1%, 그리고 제6차 평가에서는 6.5%로 나타났다. 제6차 평가에서 전과율이 다소 하락한 것은 지표의 조작적 정의가 변한 것이 이유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재활전과율이 하락한 제6차 평가를 통해 드러난 것은 학회의 우려가 기우일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제6차 급성기 뇌졸중평가에서 LI지표값이 산출된 기관은 189개의 평가대상기관 가운데 118개 기관이었고, 그 LI의 평균값은 1.06이었다. 그 중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9개 기관의 LI값은 1.18이었고,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있는 기관에서의 재활전과 건수에 따른 차이를 비교해보면, 5건 이상의 전과가 있었던 28개 기관은 0.95, 1~4건의 전과가 있었던 47개 기관은 1.05였는데 반해 한건도 전과가 없었던 34기관은 1.34였다. 즉 재활의학과로 전과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기관일수록 LI지표값이 좋은 결과를 보였던 것이다.

이런 자료를 통해 재활의학과로 전과하여 재활치료를 받는 경우 LI값이 낮게 나온 것을 고려한다면 재활의학과의 전과율의 신설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급성기 뇌졸중환자에서 조기재활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성기 뇌졸중평가의 LI지표 때문에 충분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없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재입원율을 신설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싶다. 특히 급성기 뇌줄중평가에 결과지표가 없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참고로 LI지표값을 가산제외기준으로 적용함에 있어 세부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수집된 평가자료의 통계처리가 끝나야 종합점수의 분포상황에 따른 가산대상기관의 범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른 LI값의 적용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7차 급성기 뇌졸중 평가의 세부추진계획을 보면 가산제외 세부기준은 7차 평가결과의 자료를 취합한 다음 관련 학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의료평가조정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키로 한 바 있다.

급성기 뇌졸중평가에서 평가지표로 추가할 필요가 있는 지표로는 ‘뇌졸중 집중치료실(stroke unitl SU)운영 여부’이다. 2010년 39개로 전체 평가대상기관 가운데 19.4%가 운영하던 SU는 2014년에는 65개로 34.4%로 늘고 있다. 2014년에 SU를 운영한 65개 병원 가운데 61기관(93.8%)이 1등급 기관인 점을 보더라도 SU설치는 권장돼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급성기 뇌졸중평가지표로 운용되는 LI지표에 대한 일선요양기관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하고 있는 바를 분명하게 표명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 심평원 평가담당부서에서는 관련 학회의 의견은 언제든지 환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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