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사절단과 함께 아랍에미리트 연합국(UAE) 순방을 다녀왔다. 국내 기업들로 꾸려진 경제 사절단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정을 소화하며 UAE 정부 및 기업들과 만남을 가졌다.

다행히 메디톡스는 순방 일정 가운데 중동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국-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두바이 국영 기업 테콤 그룹(TECOM GROUP)이 소유한 두바이사이언스파크와 톡신 완제품 공장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이달 17일 밝혔다. 메디톡스는 지난 14일부터 진행 중인 윤석열 대통령 UAE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아쉬움 담긴 목소리가 나온다.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101개 기업 중 중견 규모 이상 제약‧바이오 기업은 메디톡스 단 한 곳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사절단 참가 기업을 선정한 한국무역협회는 사업 관련성, 사업 유망주, 수주 및 계약 가능성 등 기대성과를 고려했다고 발표한 만큼 아쉬움은 더욱 짙다.

제약 업계에서는 글로벌 교두보 마련에 여념이 없다. 국산 신약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중동 시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다. 전통 의약품 외에도 의료기기 등 국산 의료 제품의 수출 활로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 제약 바이오 업계에선 새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업체를 상대로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신약 개발 경험은 남아야 하건만 오히려 그간의 개발 흔적을 모두 덮어야 할 판이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 다녀온 루닛은 서범석 대표가 행사에 직접 참여해 국내 AI 의료 산업의 수준을 입증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로 루닛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한국의 신성장 동력임을 분명히 보여줬다. 포럼 참석 이후 주가가 연일 상승하는 등 국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제시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고금리 등 국제 정세로 인해 제약 바이오 업계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를 진행해도 흥행에 실패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투자 유치나 R&D 일정을 조금씩 미루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엄격한 규제와 허가 속에서 의료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많은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 기업들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지속적인 육성과 지원의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국산 블록버스터 의약품과 자체 백신은 그럴 때에야 탄생할 수 있다. 의기소침해진 제약 바이오기업들에게 정부가 힘을 실어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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