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프 데트머 저/강병철 번역/사이언스북스/348쪽/3만5000원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서 인류의 최우선 과제는 ‘면역’이었다. 이에 정부와 의료계는 지난 3년 동안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을 강조해왔다.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경이로운 작은 우주이자 인체의 방어체계, 면역계의 대서사시를 다룬 신간 〈면역〉이 발간됐다.

저자인 필리프 데트머(Philipp Dettmer)는 구독자 수가 1,900만명, 누적 조회수 20억회에 달하는 유튜브 과학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 – In a Nutshell)’ 운영자이자 수석작가다. 쿠르츠게작트는 복잡한 과학을 모션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재밌게 풀어내는 채널이다.

과학을 쉽게 전달하는 일에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저자는 전문가와 면역학자로부터 조언을 받아 첨단 면역학의 성과를 재미있게 펼쳐낸다.

책은 면역 세포 사이에 복잡한 관계로 이뤄진 면역계, 면역계 사이에 더 복잡한 관계로 이뤄진 면역 반응, 면역 반응과 환경·사회 간 복잡한 관계로 이루어진 세계를 적절한 위트와 비유를 섞어 설명한다.

1장 ‘면역계의 기초’에서는 생명체의 탄생부터 5억년 전 단세포 생물이 어떻게 협력해 면역계를 발전시켰는지, 그리고 그 혜택이 우리 인간에게 어떻게 미치고 있는지 설명한다.

2장 ‘궤멸적 손상’에서는 세균에 맞서 면역계의 전사들이 벌이는 전투를 펼쳐낸다. 주인공은 대식세포, 중성구, 자기세포와 후천 면역계인 T세포와 B세포, 그리고 항체다. 저자는 다양한 비유를 활용해 독자가 복잡한 세포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3장 ‘적대적 인수’에서는 악역이 세균에서 바이러스로 바뀐다. 책은 바이러스의 정체와 이를 퇴치하기 위해 면역계가 사용하는 인터페론, 살해 T 세포, 자연 살해 세포 등을 알아본다. 더불어 우리가 백신을 반드시 맞아야 하는 이유도 설명한다.

4장 ‘반란과 내전’은 우리를 지키는 면역계가 삶을 위협하는 상황을 다룬다. 후천 면역 결핍 증후군(AIDS)와 같이 면역계의 약점을 공격하는 질병부터 알레르기 등 자가 면역 질환과 암 등 면역계가 이상 행동을 보일 때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낸다.

4장 마지막 챕터인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은 변종을 거듭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면역계가 중요한 이유를 일깨워준다.

저자는 “면역계는 대중 과학의 다른 분야만큼 이해하기 쉽거나 즐겁지 않다. 면역계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이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면역계는 공부해볼 만한 최고의 주제”라고 전했다.

번역은 출판사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 대표인 강병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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