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푸트맨, 브라이언 마틴데일 저/김성수·전대호 역/ICP/441쪽/3만5000원

조현병으로 대표되는 정신증은 100명 중 1명이 겪는 흔한 정신질환이지만 사회적 편견으로 환자들은 정신병원에 수용돼 강제적 치료를 받아왔다. 이같은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개념이 바로 ‘오픈 다이얼로그’다.

질환으로 인한 고립과 낙오를 강화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환자를 치료하자는 것이다. 이같은 오픈 다이얼로그를 시작하는 이를 위한 지침서 〈정신증을 위한 오픈 다이얼로그〉가 발간됐다.

30여년 전 핀란드에서 탄생한 오픈 다이얼로그는 전문가와 질환 당사자, 가족이 동등하게 협업하는 방식이다. 질환 당사자의 사회적 관계망을 복원시키고 공동체 안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정신분석, 포스트모던 철학, 가족치료 이론 등에 뿌리를 뒀으며 사람들 간 공감적 대화를 촉진해 환자 중심으로 치료와 회복 과정을 진행한다.

핀란드에서 19년에 걸쳐 진행된 정신증 환자 코호트 연구에서 오픈 다이얼로그를 통해 초발 정신증 환자 중 85%가 회복세를 보이고 절반이 약물치료를 종결한 것으로나타났다. 이같은 연구 결과가 알려지면서 현재는 미국·영국·독일 등 44개국에 보급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새로운경기도립정신병원의 급성기 입원 치료에 최초로 도입돼 단기 입원 이후 재입원률과 지역사회 연계율 등의 지표에서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이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개발 과제로 채택돼 아주대병원과 이음병원 연구진에 의해 병원과 지역정신보건 서비스에 보급하기 위한 시험 운영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책은 ‘정신증에 대한 심리사회적 접근 국제학회(ISPS) book series’ 신간으로 오픈 다이얼로그의 기본 개념과 역사,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의 경험, 각국에서의 도입 경험과 연구 실적 등 방대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담았다.

함께 출간된 〈대화정신의학〉은 오픈 다이얼로그를 실행하는 이가 유념해야 할 핵심 가치와 구체적 기법, 운영 방법, 마음가짐 등이 짧게 요약된 핸드북이다.

번역은 다원정신건강의학과 김성수 원장과 과학·철학 전문 전대호 번역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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