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질평가 ‘1등급-가’에서 ‘1등급-나’로 하향 조정
"응급의료 적정성 낮은 점수 받아…조정시간 필요"

삼성서울병원 전경(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전경(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빅5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이 ‘환자 쏠림’에 발목이 잡히면서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응급실 과밀화로 환자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응급의료 적정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의료질평가에서 최상급인 ‘1등급-가’보다 한 단계 낮은 ‘1등급-나’를 받았다. 빅5병원 중 ‘1등급-나’는 삼성서울병원이 유일하다. 매년 실시하는 의료질평가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최상위 등급을 받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삼성서울병원이 매년 받던 의료질평가지원금도 65억원 정도 삭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이 최상위 등급을 받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긴 응급실 체류시간’이었다. 더불어 연명의료 자기결정 존중비율과 음압공조 격리병상 설치 여부 등도 평가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의료질평가는 ▲환자안전 ▲의료질 ▲공공성 ▲전달체계와 지원활동 ▲교육수련 ▲연구개발 등의 영역에서 53개 지표로 이뤄지며, 지표별 가중치도 각각 다르다. 환자안전 영역이 37%로 가장 많은 가중치를 차지하며, 공공성 20%, 의료질 18% 순이다.

공공성 영역에 포함된 응급의료 적정성은 가중치 ‘상’으로 이를 채우지 못한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평가점수가 하락했을 것으로 보인다.

평가점수 하락 요인으로 꼽힌 연명의료 자기결정 존중비율은 의료질 영역의 가중치 ‘하’에 해당되며, 음압공조 격리병상 설치 여부도 환자안전 영역 가중치 ‘하’에 포함됐다.

삼성서울병원 내부에서는 밀려오는 환자를 막지 못해 생긴 응급실 과밀화 때문에 점수가 깍인 부분은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일부 의료기관들이 인력 부족 등으로 응급실을 운영하지 못하게 되면서 지역응급의료센터인 삼성서울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이 더 심화됐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A교수는 25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응급실 체류시간의 경우 병원 내에서도 굉장히 억울해 한다”며 “환자를 거부하지 않고 모두 받아 케어 하느라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를 거부하면 응급실 체류시간은 관리할 수 있지만 어떻게든 환자를 수용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에서 점수가 크게 깎였다”며 “다른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하지 못해 우리 쪽으로 환자가 몰리는 것도 응급실 체류시간과 연관이 있는데 (평가에는 반영되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B교수도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삼성서울병원으로 몰리고 이를 제한하지 않으니 체류시간이 올라가서 깎인 것”이라며 “그렇다고 오는 환자를 안 받을 수는 없지 않나. 환자 접수를 안 받고 응급실 체류시간 관리를 했다면 좋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C교수는 “병원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병상 확장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도 음압병상은 기준을 맞추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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