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PAC CVD 연맹 티모시 팽 프로그램 리더
한국 등 9개국 전문가, 학계, 기업, 환자 단체 등 동참
백서 발행, APEC·ASEAN 참여…"정책적·대중적 인식 높일 것"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선진화가 진행되며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이 최근 20년 새 각종 질병과 사망의 원인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역·국가 간 소득 격차와 상관없이 발병률과 사망률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별로 천차만별인 사회경제적 여건과 보건의료시스템으로 인한 건강 격차가 벌어지며 아시아 지역의 심혈관 질환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계는 물론 산업계, 환자 단체, 학계 등 다학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에 팔을 걷어 붙인 단체가 바로 '아시아태평양 심혈관질환 연맹(Asia-Pacific Cardiovascular Disease Alliance, APAC CVD Alliance)'(이하 APAC CVD 연맹)'이다. APAC CVD 연맹에는 한국을 비롯한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9개국의 의료계, 학계, 산업계, 환자단체 등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다.

청년의사 자매지 ‘Korea Biomedical Review(KBR)’와 최근 싱가포르에서 만난 APAC CVD 연맹 프로그램 리더이자 글로벌 보건 싱크탱크 ‘ACCESS Health International’의 티모시 팽(Timothy Fang) 선임 고문(Senior Consultant)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심혈관 질환 문제 해결을 위한 '파트너십'의 역할을 강조했다.

청년의사 자매지 ‘Korea Biomedical Review(KBR)’는 싱가포르에서 APAC CVD 연맹 프로그램 리더인 티모시 팽(Timothy Fang) 선임 고문(Senior Consultant)과 최근 만났다(ⓒ청년의사).
청년의사 자매지 ‘Korea Biomedical Review(KBR)’는 싱가포르에서 APAC CVD 연맹 프로그램 리더인 티모시 팽(Timothy Fang) 선임 고문(Senior Consultant)과 최근 만났다(ⓒ청년의사).

팽 고문은 대부분의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서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증가했지만 각 나라가 겪는 어려움은 국가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고소득 국가는 인구 고령화 문제가 동반된 반면 태국,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국에서는 코로나19 등 감염병으로 인한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는 것.

이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문화적·경제적 다양성을 고려할 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팽 고문의 주장이다. APAC CVD 연맹이 설립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팽 고문은 “APAC CVD 연맹의 목표는 다양한 보건의료시스템 격차를 조명하고 이를 포괄할 수 있는 심혈관 질환 정책과 의료의 개혁을 주도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각 지역에 맞는 정책 결정을 지원하고 지역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촉매제’로서의 역할도 맡고자 한다. 또한 치료뿐 아니라 예방, 조기 발견, 치료, 재활 등 전반적인 치료 과정을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APAC CVD 연맹은 그 첫 걸음으로 올해 3분기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심혈관 질환 현황과 지역별 맞춤 권고안을 담은 백서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심혈관 질환에 대한 정책적 인식을 재고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팽 고문은 “백서를 통해 지역별 격차를 파악하고 소득 수준과 국가의 요구사항에 맞춘 권고안을 제시할 것이다. 백서는 논의의 출발점에 가깝다"며 "또한 여러 국가에 설립된 지부에서 관점을 공유한 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 치료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환자 중심적인 접근법을 도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더욱 실효성 있는 심혈관 관련 정책을 마련하려면 더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파트너십에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합과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설명했다. 현재 APAC CVD 연맹에는 환자단체, 학계 등 전문가로 이뤄진 전략 파트너와 의료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기업 파트너들이 참여하고 있다.

팽 고문은 "환자 단체는 파트너십에 동참해 정책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 기업 파트너도 지역 수준에서 비즈니스를 향상시키고 다른 분야와 협업도 가능하다. 학계는 연구 결과를 대중과 정부 당국이 쉽게 이해하도록 변환하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도 이득이 된다. 연맹이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지원하고 심혈관 질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관련 정책이 재정적·물리적으로 큰 부담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팽 고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심혈관 질환의 증가 추세에 대응하려면 정부, 환자단체, 학계, 비영리 단체, 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중요하다. 하나의 단체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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