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신장내과, 중환자의학과 전문의 13명 병원 방문
CRRT 치료 시 주요 고려사항과 사례 공유 교육 워크숍 가져

지난달 22일 태국 신장내과, 중환자의학과 전문의들이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CRRT 최신 지견과 운영 등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태국 신장내과, 중환자의학과 전문의들이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CRRT 최신 지견과 운영 등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태국 신장내과, 중환자의학과 전문의 13명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최신 CRRT(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를 배우기 위함이다.

CRRT는 혈역동학적인 안정성을 가지고 있어 투석 중 저혈압 환자에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충분한 수분 제거, 전해질 및 산염기 균형 유지 등 수액 및 영양 공급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주목받는 치료법이다. 특히 최근 다발성장기부전 증후군을 동반하거나 혈역동학적 상태가 불안정한 중환자실 급성신손상 환자의 신대체요법으로 이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태국 의료진은 이날 CRRT 전담팀을 두고 연구와 치료 경험을 축적해 온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진과 함께 CRRT 치료 시 주요 고려사항과 사례를 공유하는 교육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태국 스리나가린 병원 핏피분 데우트라쿨차이(Phitphiboon Deawtrakulchai, Srinagarind Hospital) 교수를 비롯한 13명의 의료진과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장혜련 교수, 전준석 교수, 이경호 교수와 CRRT 전문간호팀이 참여했다.

워크숍에선 ▲삼성서울병원 CRRT 전담팀 소개 ▲CRRT 원리와 처방 ▲삼성서울병원 CRRT 전문간호팀 소개 ▲CRRT의 전해질 불균형 및 산혈증 관리 ▲최적의 CRRT 운용 방법 및 혈액관류 요법 ▲ECMO와 CRRT 연계 ▲실제 적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상황들과 이에 대한 대응 방법 등이 다뤄졌다.

최근 태국 국민건강보장청(National Health Security Office, NHSO)은 보험제도 개정을 통해 비급여로 사용되었던 CRRT를 급여 보장 범위에 포함시켰다. 보험 급여가 적용됐음에도 아직까지 태국의 CRRT 채택률은 27% 수준에 불과하다. CRRT 치료 적용이 낮은 이유는 태국 내 의료진의 CRRT에 대한 치료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13명의 태국 의료진은 삼성서울병원의 CRRT 전담팀 및 프로토콜을 모델로 삼아 이를 태국 의료기관에 도입하고 더 많은 급성 신손상 환자들에게 최적의 CRRT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워크숍에 참여했다.

증가하는 CRRT 치료 수요, 병원 별 프로토콜 확립이 중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연간 600명 이상의 환자들이 CRRT를 적용 받고 있으며 연평균 5,000일 이상의 치료 일수가 적용되는 등 풍부한 CRRT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CRRT 치료를 위해 신장내과 교수, 전임의, 전문간호사로 구성된 CRRT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CRRT 전담팀 내에는 CRRT와 중환자실만 전담하는 신장내과 전문의와 전문 간호 인력 3명을 배치했다.

삼성서울병원의 CRRT 전담팀은 CRRT 전반에 걸쳐 표준화된 CRRT 프로토콜을 개발해 적용 중이며, 이 외에도 CRRT 관련 국책 과제와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CRRT 전담팀은 CRRT 치료 전략 결정 및 유지 관리부터, CRRT 교육, CRRT 운영 회의, 다학제팀 운영 및 회의, 교육, 프로토콜 수립 및 개선을 비롯한 연구, 교육, 자문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팀 내 전문간호사들은 적응증이나 처방 외의 CRRT 운영에서 기술적인 부분들을 다루는데, CRRT 환자 회진, CRRT 적용을 위한 초기 조치 및 CRRT 세트 교환 외에도, CRRT 관련 문제 해결 및 치료 관련 문의 대응 등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CRRT 간호를 위한 별도의 전문 인력 배치는 중환자실(ICU) 간호 인력에게 부담이 되는 워크로드를 상당히 줄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전준석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전준석 교수.

전준석 교수는 “한국에서는 ICU 환자의 중증도 증가와 함께 CRRT 치료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신장내과 의사와 중환자의학과 및 타 진료과와의 협업을 통한 체계적인 접근으로 CRRT 시작과 종료를 적절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CRRT가 지연돼 적용되지 않도록 하고, 중단 성공률을 높이며, 불필요하게 CRRT를 장기 적용하는 빈도를 줄여 중환자의 예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RRT 프로토콜의 확립은 CRRT 적용에서 최소한의 치료 질을 보장하며, 처방자에 따라 CRRT 처방이 각기 달라질 가능성을 줄여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CRRT 처방 오류를 감소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CRRT 치료의 안전성과 간호 인력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CRRT 치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에서는 이러한 프로토콜을 갖추고 있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은 CRRT팀의 주도하에 CRRT 처방, CRRT 용액 관리, 전해질 불균형 관리, CRRT 용량에 대한 자체 프로토콜을 확립한 상태이며, 현재는 어느 시점에 CRRT 치료를 중단해야 최적의 치료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CRRT 중단 프로토콜 확립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경호 교수는 “CRRT 프로토콜은 개발 이후에도 지속적인 검토와 개정이 필요하며, 의료 자원과 보유한 장비에 따라 의료기관마다 프로토콜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또한 프로토콜을 갖추고 있더라도 모든 상황에 일관되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프로토콜 외 상황에서는 여전히 숙련된 의료 전문가의 경험과 판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태국 스리나가린 병원 핏피분 데우트라쿨차이 교수는 ”(스리나가린 병원)에서도 CRRT 프로토콜이 있지만, 삼성서울병원의 프로토콜이 좀 더 디테일한 것 같다. 특히 전해질 불균형에 대해서 아주 상세하게 다루며 환자 개인의 상황에 맞춰 선택토록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우리는 한 가지 전해질 용액만 사용해 앞으로는 다양한 용액을 추가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강의에서 (CRRT 치료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며 중환자실과 신장내과 간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는다고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워크샵에 참여한 콘라위트롱트라쿨 마하라즈 나콘 치앙마이 병원(Konlawij Trongtrakul, Maharaj Nakorn Chiang Mai Hospital) 한 교수는 “CRRT는 점차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태국의 경우 치료법에 대한 전문 교육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프로토콜도 마련되지 않아 실제 처방 및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워크샵을 통해 CRRT의 원칙부터 적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치료 사례와 최신 지견을 CRRT 전문가들과 한 자리에 모여 함께 논의할 수 있어 뜻 깊었다. 이를 계기로 태국의 CRRT 치료 환경도 보다 진일보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날 워크숍에서 진행된 교육 내용을 바탕으로 CRRT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해봤다.

최적의 CRRT 적용,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CRRT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전해질 불균형(electrolyte disturbances)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전해질 불균형의 합병증으로는 ▲고나트륨혈증(hypernatremia)‧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 ▲고칼륨혈증(hyper-kalmia)‧저칼륨혈증(hypokalemia) ▲저인산혈증(hypophosphatemia) ▲고칼슘혈증(hypercalcemia) ▲고음이온차 대사성산증(high anion gap metabolic acidosis)이 있다.

이런 합병증은 대개 CRRT 치료에서 추가적인 치료 작업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 ▲전해질 용액을 정맥에 주입 ▲영양물 섭취를 통한 보충 ▲대체액 또는 투석액에 전해질을 첨가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부족한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다. 그러나 위의 방법은 모두 시간 소모적인 업무 절차를 유발하며, 전해질을 첨가할 때 염류 침전(salts precipitation), 오염(contamination)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추가적인 합병증이 야기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해질이 포함된 용액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칼륨과 인산염(HPO42-)은 포함하면서, 칼슘 성분을 줄인 박스터의 ‘폭실리움인산액(Phoxilium)’과 같은 용액은 장기간의 CRRT 치료 기간 동안 전해질 불균형을 예방하고 산염기의 균형을 유지시킬 수 있다. 또한 인산염을 포함한 용액은 저인산혈증 발생률과 혈장 인산 수치의 변동폭 , ICU 입원 기간과 인공호흡기 의존일수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치료 시작과 중단, 어떻게 결정할까

CRRT 시작 및 중단 시기는 숙련된 전담 의료진의 결정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시작 및 종료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글로벌 진료 지침이나 표준이 부재하기 때문에, 의료진은 치료 경험, 학술적 근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치료 시작 및 중단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CRRT의 조기 적용 효과를 평가한 주요 랜드마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직 조기 시작의 이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환자 증상이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혈액요소질소(blood urea nitrogen)가 과도하게 상승할 때까지 치료를 지연하는 것은 환자 예후를 더 악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의료진은 실제 CRRT 치료 결정 후 치료 과정이 마련되기까지 지연되는 시간 등을 고려해 환자 개인의 상태에 맞게 시작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치료 중단 시기 역시 의료진의 경험과 판단이 중요하다. 소변량, 체액균형, 혈압 안정 여부 등 개인의 상태에 따라 치료 중단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각 의료진에 따라 병원 내 통일성 없는 치료 및 처방이 이뤄지지 않도록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병원 내 프로토콜을 확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패혈증, 패혈성 쇼크 환자 CRRT, 내독소‧사이토카인 관리 중요

급성 신손상의 주요 원인이자 중환자실 환자의 10~40%에서 발생하는 패혈증은 병원 내 사망률이 높아 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환자들은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며, 내독소와 사이토카인 수치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내독소와 사이토카인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CRRT를 넘어 ▲내독소 제거 ▲사이토카인 제거 ▲체액 및 요독소 제거 등 세 가지 기능이 하나로 결합된 3 In 1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를 사용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박스터의 ‘옥사이리스(oXiris)’는 내독소와 사이토카인을 모두 제거해 CRRT 치료를 단순화시켰으며, 혈역학적 안정성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고 기존 CRRT의 셋업에서 추가적인 장비 변화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 . 아울러 3 In 1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를 사용할 경우 기존 필터 대비 더 빠르게 내독소•사이토카인을 제거하고 승압제, SOFA 점수 감소 등 임상 지표를 개선할 수 있으며 중앙 생존시간과 28일 사망률이 감소될 수 있다.

적절한 인공투석기계 선택도 치료 효율성 향상

인적자원이 부족한 의료기관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장비 선택이 업무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례로 CRRT 장비는 예민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간호 인력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장비의 조작이 어렵지 않고 직관적일수록 좋고, 자동 배액 시스템 등으로 간호 인력의 부담과 불필요한 치료 중단을 감소할 수 있는 장비를 선택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박스터의 인공신장기용 혈액여과기 ‘프리즈마플랙스(Prismaflex)’의 경우 CRRT 전달의 복잡성을 단순화하도록 설계됐으며,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간호 부담을 최소화시킨 제품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인공투석기계 선택은 결과적으로 의료진이 불필요한 곳에 자원을 소비하는 것을 방지해 환자 치료 목표 도달률과 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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