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새 프로토콜 개발해 효과 입증
프로토콜 도입 후 감염률 16.7% → 4% 급감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뇌실 외 배액관 감염관리 프로토콜이 효과를 입증했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뇌실 외 배액관 감염관리 프로토콜이 효과를 입증했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국내 의료 환경에 맞춘 뇌실 외 배액관 감염관리 프로토콜이 등장했다. 프로토콜 도입 후 감염률이 12.7%p 급감해 효과도 입증했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신경외과) 하은진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추윤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새로운 뇌실 외 배액관 감염관리 프로토콜 효과를 검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뇌실 외 배액관(EVD)은 뇌출혈이나 수두증, 뇌압 치료 등에 사용하다. 이런 뇌실 외 배액관 관련 감염은 EVD 카테터 사용 일 수 1,000일당 5~20건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이 뇌실염에서 진행되면 치명률이 30%에 이른다. 의식저하나 인지장애, 간질 발작은 물론 신경학적 장애 같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는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표준 프로토콜이 없다.

이에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감염관리팀과 함께 새로운 뇌실 외 배액관 감염관리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뇌실 외 배액관 감염이 중심정맥관 관련 혈류감염(CLABSI)과 동일한 기전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토콜은 ▲EVD 배치 ▲드레싱 ▲조작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카테터 삽입은 물론 드레싱과 유지, 제거에 걸쳐 모든 단계에서 손 위생을 철저히 하고 삽입 부위와 관 전체를 매일 관찰하도록 했다. 피부 소독은 포비든요오드 대신 클로르헥시딘을 쓴다. 불필요한 샘플링과 무균 공간 개방은 최소화하게 했다.

의사뿐만 아니라 담당 간호사와 감염관리팀 등 뇌실 외 배액관 삽입·관리·제거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체크리스트로 개선 사항을 확인하도록 하고 피드백을 제공했다.

(자료 제공: 서울대병원).
(자료 제공: 서울대병원).

프로토콜 적용 효과도 확인했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신경외과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183명을 대상으로 프로토콜 적용군과 미적용군을 나눠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프로토콜 도입 전 16.7%였던 뇌실 외 배액관 감염률이 4.0%로 감소했다. 프로토콜 도입 후 뇌실 외 배액관 사용 기간도 늘었다. 주기적으로 교체하거나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쓰지 않고 약물 주입을 더 자주 진행해도 감염률이 크게 하락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프로토콜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입증했다면서 결국 프로토콜 부재가 뇌실 외 배액과 관련 감염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새로운 감염 관리 프로토콜 효과로 뇌실 외 배액관 관련 감염을 크게 줄였다. 신경외과 중환자 전문의와 감염관리팀, 중환자 간호팀이 협력해 프로토콜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실행했다"며 "앞으로 의료 분야에서 감염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다학제적인 관리 프로토콜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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