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 소아외상환자 사망률 비교
성인 환자, 외상센터서 사망률 감소…"소아 환자 별 차이 없어"
"외상센터에 소청과 의사 배치 혹은 소아외상센터 운영해야"

구급차, 응급실, 응급환자 이송,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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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외상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소아외상센터를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는 응급실에 내원한 외상 환자 1만511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권역외상센터에서는 외상센터가 없는 병원보다 더 나은 임상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는 환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봤다. 이에 연령대에 따라 외상센터가 중증외상환자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지난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병원에 내원한 환자 중 손상중증도점수(ISS) 16점 이상인 환자 1만511명을 ▲19세 미만 소아·청소년군 ▲19세 이상 65세 미만 생산가능인구군 ▲65세 이상 노인군으로 구분해 병원 내 사망률을 분석했다. ISS는 1점부터 75점으로 구성되며 16점 이상이면 중증 손상, 75점은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 소아·청소년군은 488명, 생산가능인구군은 6,812명, 노인군은 3,211명이었다. 각 환자군 중 외상센터로 이송된 환자의 비율은 소아·청소년군 49.4%, 생산가능인구군 42.7%, 노인군 33.0%였다.

전체 환자의 과반수 이상이 자동차 사고(58.1%)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어 낙상(36.1%), 기타(5.8%) 순이었다. ISS를 비교했을 때 전체 환자의 61.3%가 16~25점 사이였으며 38.7%는 38.7%였다.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임상 경과를 분류하는 글라스고우 결과 척도(Glasgow Outcome Scale, GOS)를 비교했을 때 외상센터로 이송된 환자의 사망률은 외상센터가 아닌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보다 낮았다. GOS는 임상 경과에 따라 ▲사망 ▲식물인간상태 ▲중증장애 ▲중등도 장애 ▲회복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소아·청소년군의 경우 외상센터가 아닌 곳에 내원한 환자의 사망률은 17.6%였으며 외상센터 사망률은 17.4%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반면 생산가능인구군은 각각 19.5%, 16.1%로 외상센터의 사망률이 3.4%p 낮았고 노인군은 각 35.6%, 34.0%였다.

표준화 사망비(Standardized mortality ratio, SMR)를 비교했을 때에도 연령대별 차이가 나타났다. 표준화 사망비는 실제 관찰된 사망자 수를 표준인구집단에서 기대되는 사망자 수로 나눈 수치로 1보다 크면 대상 집단의 사망 수준이 표준인구집단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상센터로 이송된 소아·청소년군의 SMR은 1.17, 일반병원은 1.52였으며 생산가능인구군의 경우 외상센터로 이송된 환자는 0.85, 그렇지 않은 환자는 1.06였다. 또한 외상센터로 이송된 노인군의 SMR은 1.02, 그렇지 않은 환자는 1.29였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군의 경우 유의미한 차이가 없지만 생산가능인구·노인군의 경우 외상센터로 이송된 환자의 표준화 사망비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소아·청소년 외상 환자를 소아외상센터로 이송했을 때 더 나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이미 검증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외상센터는 소아와 성인 치료가 구분되지 않고 있어 소아·청소년에 대한 치료도 일반 외상센터에서 진행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외상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소아외상센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재정 부담이 크며 보상도 충분하지 않기에 국내에서 운영이 확산되기 어렵다”며 “이에 외상센터에 소아청소년과·소아 외과 전문의를 배치하거나 의료진을 대상으로 소아 외상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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