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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피부과학회는 지난 2002년 3월부터 12월까지 전국 21곳의 병·의원에서 피부외용제에 의한 부작용을 보인 피부과 환자들을 대상으로 ‘피부외용제 부작용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스테로이드 연고에 의한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에도 피부외용제에 대한 약품구입 경로가 약국 문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돼 약국 문진에 의한 외용제 구입이 부작용을 낳는 1차적인 원인으로 손꼽혔다.

이번 피부과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총 부작용 사례는 20곳의 병원에서 1,257건으로, 이중 오용 및 치료지연이 총 505건으로 40.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진균감염이 368건으로 29.3%, 세균감염이 176건으로 14%, 접촉피부염이 108건으로 8.6%를 각각 기록했으며, 여드름양 발진, 피부위축, 혈관확장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외용제별 오용빈도는 스테로이드 연고가 1,038건으로 82.6%를 차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일부 스테로이드제의 여과 없는 사용이 부작용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혔다.

부작용을 보인 약물 가운데 상품명이 확인된 214개 제품 중 가장 대표적인 약물로 손꼽힌 것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쎄레스톤지 크림이었다. 이 제품으로 인한 부작용은 모두 185건으로, 파악된 부작용 사례의 약 18%를 기록했다.

쎄레스톤지는 지난 99년 피부과학회가 학회지를 통해 발표한 전신 및 외용제 사용에 따른 약 부작용에 대한 전국적 연구 결과에서도 빈도 1위를 나타낸 제품이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의약분업 당시 피부과에서는 제대로 된 의약품 분류 없이는 의약분업에 참여할 수 없다는 강경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스테로이드 함유 외용제의 대명사 ‘쎄레스톤지’

쎄레스톤지 크림은 1g중 길초산 베타메타손 0.61mg과 황산 겐타마이신 1mg이 함유된 복합제로, 지난 72년에 발매돼 30년 동안 피부질환 치료의 대명사로 자리잡아 왔다.

쎄레스톤지 크림은 습진, 알레르기 피부염과 같은 염증성 피부질환은 물론 진통작용과 항균작용이 필요한 피부상처 등 일반적인 가려움증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햇볕에 의한 화상이나 벌레물림 등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크림타입으로 끈적이지 않고 바로 흡수되는 등 사용감이 좋은 점도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쎄레스톤지는 복합제제의 특성상 크게 세 가지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우선 스테로이드 작용으로 인해 염증이나 가려움증, 통증을 가라앉혀 주며, 두 번째로는 상처를 잘 아물게 해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염증이나 상처부위에 세균감염을 막아주는 항균작용을 가지고 있어 별도의 소독작업이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쎄레스톤지를 써 본 사람이라면 쎄레스톤지의 골수팬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여성들의 경우 휴대용 의약품으로 핸드백 안에 늘 상비되는 약으로도 손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효과와 반응에도 불구하고, 쎄레스톤지는 피부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골칫덩이’로 손꼽힌다. 이유는 스테로이드, 항균성분 등이 포함된 복합제인데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탓에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내원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쎄레스톤지를 둘러싼 문제의 핵심은 결국 의약품 분류로 귀결된다.

스테로이드제,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야

스테로이드제는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오용 및 남용에 따르는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처방에 제한을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FDA는 국소 부신피질 호르몬제의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하이드로코티손 0.5% 이하의 강도를 가진 제제만을 OTC로 허용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하이드로코티손 1% 이상의 강도를 가진 외용제는 모두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 가능한 약품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확한 기준이 없이 단순 수치로서만 스테로이드 제제를 분류하고 있어 문제가 된다.

현재의 분류는 역가에 따라 7군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1군에서 5군까지는 전문의약품으로, 6·7군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이 분류 자체가 안전성을 무시한 산술수치상의 분류라는 것이 피부과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스테로이드제제는 의과학적인 실험을 거쳐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고, 역가가 처방, 비처방으로 나누는 기준으로 이용되지는 않고 있으며, 역가를 통한 집단화는 단순히 임상적 도움을 주기 위한 대강의 지침으로 이해되고 있다.

쎄레스톤지의 경우는 역가를 바탕으로 해 베타메타손 0.61mg을 함유, 6군에 포함돼 있지만 베타메타손 1mg 크림제제는 현재 5군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단순히 낮은 역가가 안전성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정성 여부는 환자에게서 나타난 피부질환에 대한 진단 및 치료경과에 의해 판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같은 분류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99년 연구결과와 지난해 오남용 사례 조사는 역가가 부작용 발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야 할 품목

쎄레스톤지는 좋은 효과를 보임에도 불구, 일반의약품으로 분류, 질환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기보다는 환자들의 자의적 판단이나 약사들의 문진에 따른 권유에 의해 사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의약품 분류가 바뀌지 않는 한 쎄레스톤지는 여전히 피부질환 관련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 1순위의 불명예를 계속 이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쎄레스톤지가 약효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약품 분류에 대한 재평가가 반드시 따라와야 할 전제조건으로 판단된다.■

곽상희 기자 opensky@

전문가의견허훈 원장 (허훈피부과, 한양대병원 피부과 외래교수)

Q. 쎄레스톤지는 어떤 약인가?

- ‘더마톱’과 더불어 지명도가 높아 국민들이 많이 쓰는 스테로이드제 중의 하나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는 어떤 제품이라도 2주일 이상 쓰면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쎄레스톤지처럼 항균성분까지 포함된 복합제의 경우 환자가 무절제하게 쓸 경우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장기간 사용시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Q. 쎄레스톤지의 부작용 사례는?

-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얼굴에 곰팡이가 생기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의사의 진단을 받지 않고 쎄레스톤지와 같은 맞지 않는 연고를 쓰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서는 잠행성 진균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작용 사례는 많다.

Q. 의약품 재분류는 왜 안되나?

- 계속 제기하고 있지만 안 되는 것은 파이의 문제다. 현재 의약품분류위원회에는 피부과 의사가 한 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다른 경구용 약제를 전문의약품으로 두기 위해 손쉬운 외용제를 일반의약품으로 돌리는 경향도 있다.

현장의 목소리들

■ 국민들의 피부과 외용제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큰 문제다. 환자들이 내원했을 때 자신이 발랐던 연고에 대해 아는 경우가 5% 내외다. 피부에 약을 바르면 좋다는 잘못된 인식이 부작용을 많이 낳는 결과다. 특히 쎄레스톤지는 인지도가 높아 '피부에 좋은 약'으로 잘못 인식하고 오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 송동훈 원장(제주 세브란스피부과)

담당PM한마디 : 황석현 부장 (동아제약 멜라논크림 담당PM)

이재민 과장대리(유한양행 약국마케팅팀)

쎄레스톤지 크림은 적정한 작용과 부작용이 적은 성분으로 처방된 제품으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의사 처방 없이 습진, 알레르기 피부염과 같은 염증성 피부질환은 물론 진통작용과 항균작용이 필요한 피부상처 등 일반적인 가려움증까지 안심하고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신피질호르몬 피부연고제는 장기간 사용시 피부가 얇아지는 등 일부 부작용의 우려가 있기도 해 만성질환에 사용할 때에는 전문의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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