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우원식 원내대표-보건의료노조 ‘갑질문화 현장증언 및 긴급대책회의’ 개최

성심병원 사태로 병원 내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여당이 진상파악에 나서며 근절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더민주 노동위원회, 더민주 강병원·남인순·유은혜 의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갑질문화 현장증언 및 긴급대책 회의’를 열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논의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갑질문화 현장증언 및 긴급대책 회의

이날 회의에서는 춘천성심병원, 을지병원, 을지대병원 간호사의 현장 증언이 진행됐다.

을지대병원 간호사 A씨는 병원의 모성갑질에 대해 폭로했다.

A씨에 따르면 을지대병원에는 육아휴직이 전무후무하며 부서장이 임신순번제를 강요했다.

7년 전, 결혼 4년차였던 A씨에게 부서장은 1년간 아이를 가지지 말라고 강요했으며 아이를 가진 A씨를 찾아와 비난을 퍼부었다. A씨는 출산 50일 전까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새벽 2시에도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으며, 무거운 의료기기를 끌고 검사실로 이동하는 것은 일상이었다.

육아휴직은 이야기조차 꺼낼 수 없어, 결국 A씨는 생후 80일 된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기고 병원으로 복귀했다.

을지병원 간호사 B씨는 병원의 지시갑질을 폭로했다.

을지병원은 의료기관인증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간호사들에게 사복을 입혀 병원에 배치하고, 인증단이 오는 것을 확인하도록 했다.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직원들에게 근무외 시간에 병원 청소를 시켰으며, 임산부에게는 락스가 섞인 소독제로 이동침대를 닦도록 했다.

춘천성심병원 11년차 간호사 C씨는 춘천성심병원의 노동갑질, 지시갑질 등을 폭로했다.

11년차인 자신 조차도 시간외수당조차 모른다고 토로하며, 화상회의에는 전 직원이 동원된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 병원간의 성과를 배운다는 명분하에 진행되는 화상회의는 사실상 이사장의 입맛에 성과를 조작, 포상금을 받기 위한 피터지는 경쟁이 되고 있다는 게 C씨의 증언이다.

새벽 6시에 진행되는 회의를 위해 최소 3개월간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며, 모든 준비는 근무외 시간에 이뤄졌다. 개인사정으로 준비에 불참하는 것은 절대 용납되지 않으며, 아이가 아파 불참하려는 직원에게는 ‘그럴거면 병원을 관두고 애를 봐라’와 같은 폭언이 퍼부어졌다.

이같은 증언들을 들은 더민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갑질 근절을 약속했다.

더민주 우원식 원내대표는 “보도를 접하고 마음이 무너진 국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갑질근절을 위한) 시급한 조치를 요구하겠다. 파업이 장기화 되고 있는 을지병원·을지대병원에는 파업 해소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이번 기회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보건의료인력특별법 제정, 간호인력 수급 종합대책 마련 등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먹먹하다.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서 병원의 갑질 문제에 대해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니 사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복지부로 하여금 인권침해 문제, 갑질문제 등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고질적인 문제, 근본적인 문제는 간호인력의 부족”이라며 “간호수가, 야간근로 등의 종합적인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은혜 의원은 “병원에서 기본적인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폭압적인 방식으로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하겠다”며 “새 정부, 새로운 대한민국 하에서 이러한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되며, 법·제도·정책적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며 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은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벌어지고 있을 갑질, 인권유린에 대한 사례를 수집하고 국회에서 이를 청산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고용노동부에도 이를 일벌백계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국회의원들의 약속에 힘입어, 이날 보건의료노조는 다섯 가지 해결방안을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 박민숙 위원장 직무대행은 ▲성심재단, 을지재단 산하병원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국회의원 주도의 조사단 구성 ▲주무부처(복지부, 노동부, 여성부 등)차원의 조치 ▲인권유린 현황 파악과 대책마련을 위한 협의기구 구성 ▲을지·을지대병원의 파업해결을위한 정부의 적극적 중재를 제시했다.

박 위원장은 “병원의 갑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한다”며 “환자존중 노동존중 병원을 만들어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가기 위해 보건의료노조는 집권여당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