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안전관리실 조은영 팀장, 결핵 CP 도입 성과 발표…"확대 위해 인센티브 늘려야"

의료질 향상을 위해 의료현장에 표준진료지침(CP)이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통해 재원일수 감소 등의 성과를 내고 있는 공공병원이 있어 주목된다.

CP는 개별 병원에서 적정진료를 할 수 있도록 질환별로 진료의 순서와 치료의 시점, 진료행위 등을 미리 정해 둔 표준화된 진료과정을 말한다.

서산의료원 의료안전관리실 조은영 팀장은 지난 17일 국립중앙의료원(NMC) 연구동에서 열린 ‘공공의료 CP 연계 심포지엄’에서 서산의료원의 결핵 표준진료지침 도입의 따른 성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서산의료원 의료안전관리실 조은영 팀장은 지난 17일 국립중앙의료원(NMC) 연구동에서 열린 ‘공공의료 CP 연계 심포지엄’에서 서산의료원의 결핵 표준진료지침 도입에 따른 성과를 발표했다.

조 팀장에 따르면 서산시가 위치한 충청남도의 인구대비 결핵환자수는 인구 10만명당 71.5명으로 전국에서 4번째다. 충청남도 중에서도 전체 인구대비 결핵환자수는 서산이 1위를 차지했다(2016년 질병관리본부 결핵환자 신고 현황).

이에 서산의료원은 CP를 도입하기로 하고 우선 결핵발생률이 높은 이유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염관리(직원, 지역사회)가 부족하고, 시 보건소와의 연계 부족, 보호자 설명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진단됐다.

조 팀장은 “CP 개발 전 문제점을 분석해보니 가장 문제가 된 것이 바로 감염관리였다”며 “하루 2회 시행돼야 할 결핵검사(Sputum AFB)는 하루 한번만 시행되고 있었으며, 확진자들이 대중교통을 타고 통원치료를 받고 진료비 감면을 위한 산정특례 신청을 위해 균을 뿜으며 400m 거리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까지 걸어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서산의료원은 이같은 원인 분석을 바탕으로 개선전략을 세웠다. 하루 1회 시행되던 결핵 검사를 2회 시행하고 산정특례 신고는 공단이 아닌 원무과에서 하도록 했다.

또 의료진, 환자용 감염관리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2주 이상 기침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병원 입구에서부터 마스크를 지급·착용토록 했다. 마스크 비용은 원무과에 청구하도록 해 지속성을 유지했다.

그 결과, 환자 재원일수는 도입 전 21일에서 18일로 3일 감소했으며, 환자 만족도와 직원 만족도는 도입 전 2.3점에서 약 두 배인 4.5점으로 높아졌다.

재원일수의 감소에 따라 평균 행위 총금액이 감소해 평균 DRG(포괄수가제) 총금액(413만5,010원)과 평균 행위 총금액(3,58만5,739원) 차액도 54만9,271원으로 CP 도입 전에 비해 5만7,506원이 많아졌다.

조 팀장은 “(CP 개발을 위해) 의료진들이 실제로 병원에서 겪었던 불만사항에 귀 기울였다. 예를 들어 간호사들이 (결핵확진자가 있는) 병실에 들어갈 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점 등이 많이 지적됐다”며 “이에 결핵환자 외래, 입원 시 감염관리실 간호사를 교육해 환자와 간호사에 마스크를 쓰도록 교육했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그 결과 환자 만족도가 대폭 높아졌다”며 “그중에서도 ‘퇴원 후 치료 및 관리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받았냐’는 질문의 경우 CP 도입 전 2.1점에서 후 4.5점으로 2배 이상 높아지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이외에도 지역주민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보건소와의 연계도도 높아졌다”며 “기존에는 동거가족 감염 관리를 위해 보건소에서 환자 집에 전화를 하면 ‘내 번호 어떻게 알았냐’는 등의 말만 듣고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CP 도입 이후에는 관리·안내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결핵 CP 등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 팀장은 “결핵 CP는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 확대 시행돼야 하며 이를 위해 (CP 도입에 대해) 수가를 가산하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 내과 질환의 CP 개발에 의료진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의료원 차원에서도 현실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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