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강지연 교수, 메타분석 결과 발표…개인보다 조직이 태움과 연관 커

직장 내 괴롭힘인 ‘간호사 태움’ 현상이 피해자 개인의 문제보다는 이를 용인하는 조직 분위기 때문에 악화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동아대 간호학과 강지연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년도 한국의료질향상학회 봄학술대회’에서 2016년 이후 발표된 간호사 태움 관련 국내외 논문 23편을 메타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강 교수는 북유럽과 영국, 미국, 호주, 터키 등에서도 태움과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간호사가 많았다고 했다. 터키의 경우 간호사의 86.5%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으며 호주도 그 비율이 50~57%였다.

특히 괴롭힘의 원인은 개인보다는 조직에 있다고 했다. 나이, 인종, 성격, 사회성 등 개인적인 요인과 괴롭힘은 관련성이 낮은 반면 ‘관리자의 무례함’이나 ‘조직의 용인’ 등은 관련성이 높게 나타났다.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 영향 요인(출처 : 강지연 교수의 '간호사의 조직 내 괴롭힘 현황 및 원인' 발표)

강 교수는 “개인보다는 병동이나 병원 요인이 컸다. 병원 내에서 괴롭힘을 용인할수록 괴롭힘을 더 심해졌다. 상관관계 분석에서 가장 높았던 게 ‘조직의 용인’이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봤다고 해도 보복의 두려움이 없을 때만 도와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의 부정적인 효과는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고 병동, 병원, 간호사회 전체로 확산된다”며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 아닌 대한간호협회나 보건복지부, 사회적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면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순천대 간호학과 박광옥 교수는 간호사 태움 현상은 환자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조직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조직 내 괴롭힘은 결과적으로 개인의 건강을 잠식하고 환자의 간호 결과에도 위협을 주며 환자 간호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간호 단위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행동이나 괴롭힘을 모니터링하고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피해자와 보고자의 지원 시스템을 만들고 이들을 보호하는 조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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