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숙 의원, "백신 등 생물학적제제도 3666건…책임 묻지 않는단 환자동의서도 받아"

희귀의약품 및 필수의약품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냉장보관이 필요한 생물학적제제 등을 일반택배로 배송한 사실이 드러났다.

냉장보관의약품 배송현황(제공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15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국회의원에 따르면,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희귀질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음에도 백신 등 생물학적 제재를 포함한 냉장보관의약품을 지난 2년8개월 동안 총 9,470건을 배송했다.

백신과 같은 생물학적제제를 포함한 냉장보관의약품은 의약품이 변질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보관 시 온도와 습도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지난 2년8개월 동안 일반 택배나 퀵 배송으로 총 9,470건(173억7,970만원)의 냉장보관의약품을 배송해왔다.

이는 전체 냉장보관의약품 1만 557건의 89.7%를 차지한다. 백신 등 생물학 제제 의약품도 3,666건(48억7,582만원) 배송됐다.

센터는 특히 ‘배송 시 약제 변질 등 사고가 일어날 경우 환자가 센터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환자 동의서를 받아왔다는 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정 의원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의약품을 단지 아이스박스에 포장해서, 택배 또는 퀵 배송 하는 것은 환자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센터가 할 수 없다면, 전문의약품 도매상에 외주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지난 5년 동안 환자가 지불한 약값의 일부를 센터의 업무추진비, 인건비 등 관리운영비로 총 44억2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지난 5년 간 의약품 공급차액 공급차액 68억5,500만원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64.2%인 44억200만원을 관리운영비로 사용됐다.

정 의원은 “사실상 환자 돈인데, 센터가 대행 업무를 하면서 싸게 의약품을 샀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관리운영비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차액을 환자에게 돌려주거나,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해 공익 목적으로 소중한 곳에 사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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