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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등재 의약품 재평가 후 퇴출까지 하는 방안 마련되나

기사승인 2018.11.08  06: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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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단 의뢰로 연구 진행한 항암요법연구회, 리얼월드데이터 기반 재평가 제안
“임상시험보다 효능 떨어져도 급여 퇴출 못해”…제약업계 “약가인하가 목적인 듯”

급여권에 들어온 의약품을 리얼 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를 활용해 유효성을 평가한 뒤 일정 기준 이하는 퇴출하는 등재 의약품 사후관리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의약품 등재 후 평가 및 관리 방안’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사후관리 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공청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공단은 의약품 등재 후 임상 자료를 활용한 평가방법과 합리적인 사후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월 항암요법연구회에 연구를 의뢰했으며, 이날 그 주요 내용이 공개됐다.

Real World Data 기반 재평가 시스템 제안

의약품 등재 후 평가의 기반은 전자건강기록, 보험금 청구 등 여러 출처에서 일상적으로 모이는 환자 건강 정보 자료인 리얼 월드 데이터다. 리얼 월드 데이터를 분석해 의약품 사용 결과나 잠재돼 있는 이점, 위험 등에 대한 임상 근거인 리얼 월드 에비던스(Real World Evidence)를 평가에 활용한다.

프랑스와 스웨덴, 네덜란드는 이미 리얼 월드 에비던스를 활용한 기등재 의약품 사후관리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대만은 지난 9월 관련 규정을 개정해 리얼 월드 에비던스를 활용해 의약품 등재 후 최대 5년 안에 재평가하도록 했다. 재평가 결과, 임상시험 결과보다 생존기간이 낮을 경우 약제의 일정 비율을 환급하도록 했다. 등재된 지 5년 안에 한 해라도 의약품 지출 비용이 연간 5억 NTD(184억원) 이상인 신약도 재평가 대상이다.

출처: 이화여대 안정훈 교수의 '고가 의약품 사후관리방안 및 제도운영 원리' 발표자료

연구에 참여한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안정훈 교수는 오는 2020년 이후 급여권에 들어오는 의약품은 공단과 제약사 간 계약을 통해 전향적 관점 모형(Prospective model) 연구를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안 교수는 사후관리 관련 계약 시 연구설계, 선택배제 기준, 적응증, 수집할 변수, 관리 지표 등을 명시하고 해당 사항에 대해 제약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투명성 제고를 위해 수집한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비식별화한 뒤 제약사를 포함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2020년 이후 등재 의약품 중 추가 임상연구 필요성이 낮은 의약품은 후향적 관점 모형(Retrospective model)으로 연구하고 위험분담계약제(Risk Sharing Agreement, RSA) 재계약에도 후향적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사후관리제도 운영을 위해 공단 산하에 (가칭)‘약제사후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사후관리 대상 약제 선정과 관리, 검토에 대한 자문하는 역할을 맡긴다. 위원회는 공단과 보건복지부 2~3명, 임상전문가 3~4명, 환자·시민단체 1~2명, 통계전문가 1~2명, 경제성 평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사후관리 대상 의약품 선정 기준으로 ▲임상적 유효성이 상대적으로 불확실한 의약품 ▲비용 효과성(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불분명한 의약품 ▲재정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의약품 ▲질병위증도가 큰 의약품을 제안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이대호 교수의 '약제 급여등재 후 평가 선정과 방법' 발표자료

이 교수는 “이 세상에 유통기한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제품은 없다. 임상시험 데이터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했을 때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며 “2~5년 정도 유효기간을 주고 그 내에서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는 의약품은 급여에서 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국립암센터 김흥태 교수는 “제약사 주도 3상 임상시험은 활동도가 나쁜 환자, 뇌전이가 있는 환자, 고령 환자 등은 제외되고 진행되지만 시판될 때는 모든 환자가 다 사용한다. 실제 환자와 임상시험 환자 사이에 큰 공백이 있다”며 “급여 등재 후 효과가 어떤지 평가하는 시스템도 없고 어느 정도면 효과가 없다고 판정할지 객관적인 기준도 없다. 급여 등재 후 공정하게 퇴출시키는 시스템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허가를 받기 위해 사용된 임상시험 자료와 진료 현장에서의 상황이 항상 일치하는 게 아니므로 실제 임상근거(Real World Evidence)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재평가해 정책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사후관리 필요성 공감하지만 약가 인하가 목적인 것 같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제약업계는 등재 의약품에 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제도 자체가 약가 인하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MA Committee 위원인 한국MSD 김소은 상무는 “신약의 빠른 등재, 환자의 신약 접근성 향상 목표 하에 신약의 적응증 확대와 가치 평가가 함께 이뤄진다면 사후관리 시스템 도입에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실행되고 있는 약가 사후관리 제도와 사후평가제도가 중복되지 않고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후평가로 인해 요구되는 구체적인 내용이 있다면 미리 알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비용 효과성을 입증하는 사후평가가 되면 결국 가격 평가로 귀결될 것이다. 건강보험재정을 위한 사후평가가 된다면 원래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최정인 팀장은 “공단 자료를 보면 신약 의약품비가 증가추세로 나온다. 그런 배경에서 사후관리방안이 나온 것 같다. 목적을 갖고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사후관리 평가 결과를 활용하는 방안을 약가 인하나 급여 제한, 급여 퇴출 등 제한적인 영역에만 국한하지 말고 임상진료지침이나 허가사항 변경 등에도 반영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최 팀장은 “잘 정제된 임상시험 결과로 경제성 평가를 할 때도 불확실성이 많아 민감도 분석이 여러 방면으로 이뤄진다”며 “(사후평가 결과가) 약가에 반영된다면 불확실성을 고려해서 충분한 완충 범위를 두고 반영해야 제도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의약품 등재 후 평가 및 관리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복지부 “중복 요소 제거해 수용 가능한 모델 필요”

보건복지부는 현장에서 수용 가능한 사후관리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복지부 곽명섭 보험약제과장은 “보험자로서 불확실성이 너무 증대되고 있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의약품이 급여권에 진입해 왔지만 신속 허가 등이 논의되면서 불확실한 약제가 들어오면 건강보험이 뒷감당을 해야 한다”며 “진입 단계에 평가된 유효성이 실제 임상 현장에도 적용되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은 사후관리 외에 없다”고 말했다.

곽 과장은 “사후관리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 수용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며 “기존 제도와 중복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고 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간 역할 분담도 명확히 해줘야 한다. 중복 요소를 최대한 제거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심평원 박영미 약제관리부장은 “급여로 한번 등재되면 퇴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는데 퇴출은 등재보다 더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어야 한다”며 “임상시험 결과보다 진료 현장에서 효과가 더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건강보험만의 문제는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같이 고민하는 기전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수연 기자 soo331@docdocdoc.co.kr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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