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낭비되는 의약품 규모 비용 및 요인 분석 연구 결과 발표

성인 10명 중 4명은 처방받은 의약품을 미복용한 경험이 있었으며 이런 결정에는 환자 본인의 판단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낭비되는 의약품 규모, 비용 및 요인 분석 연구-미사용으로 버려지는 처방전 약 중심으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는 국민의 의약품 낭비 규모와 비용에 대해 조사한 최초의 연구다.

심평원 김지애 부연구위원팀이 최근 1년 사이 병·의원에서 의약품을 처방받아 구입한 경험이 있는 만 19세 이상 성인 1,48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처방된 의약품을 미복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589명으로 전체의 39.7%에 달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37.6%, 여성이 41.1%였다.

미복용자의 처방 질환은 감기(77.1%)가 가장 많았다. 감기의 경우 처방 시가는 6개월 전이 314건으로 최다였다.

총 처방 기간 대비 복용하지 못한 기간은 17.3% 수준이었다.

의약품이 남게 된(낭비) 요인은 ‘본인 자신의 판단(94.4%)’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의사 판단 때문이라는 응답은 5.6%에 불과했다.

남은 의약품을 미복용한 이유로는 ‘증상이 사라져서’가 85.2%로 가장 많았다. 이외 약복용을 잊어버려서(13.1%), 효과가 없어서(6.2%)가 뒤를 이었다.

이들 미복용자 중 남은 의약품의 처리 방법을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25.9%에 불과했다. 나머지 74.1%가 의약품 처리 방법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때문일까 ‘미복용자의 의약품 처리 계획 또는 처리 방법’은 쓰레기통, 하수구, 변기에 처리한다는 응답이 55.2%로 가장 높았다.

약국, 의사, 보건소에 반환한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감기약의 경우 지인이나 가족에 나눠준다는 응답도 있었다.

설문 결과를 이용한 낭비비율을 계산한 결과, 1년 사이 의약품 낭비 금액은 급성 972억원, 만성 1,208억원으로 추정됐다. 급성과 만성을 합하면 2,108억원에 달한다.

이는 낭비 비용 추정시 포함된 질환의 처방 비용인 6조9,650억원의 3.1%이며, 지난 2016년 전체 외래 원외처방 비용의 1.8%에 해당된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처방 또는 구매의약품이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경우가 본인의 판단에 의한 중단이라는 점은 의약품의 낭비 차원을 넘어 치료효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며 ”낭비되는 의약품으로 인한 환경오염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서 낭비되고 있는 의약품, 즉 미사용으로 버려지는 의약품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는 국민의 건강결과 향상과 의약품 재정 지출 효율화를 위해 의약품 낭비 감소를 위한 전략적 접근과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건강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비용은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다른 환자의 기회
비용“이라며 ”낭비 감소는 재정의 전략적 절감으로 실제 건강 가치가 창출되는 의료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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