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side&人sight]대구 해동내과 김재홍 원장

[청년의사 신문 이혜선] 대구 해동내과 김재홍 원장은 지난 11월 5일부터 7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CODHy 국제학회(World Congress on Controversies to Consensus in Diabetes, Obesity and Hypertension)에 참석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학술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용이해졌지만, 직접 최신지견을 듣고 그에 대한 현장의 반응을 체감하는 것이 진료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해외학회까지 찾아다니며 ‘공부’에 매진하는 이유에 대해 김 원장은 “의학은 과학이고 의사는 과학을 근거로 환자에게 의술을 펼쳐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라고 말한다.

만성질환이 대개 그러하지만, 최근까지 신약들이 쏟아져 나오는 당뇨병의 경우 특히 각각의 환자에 따른 맞춤형 처방이 중요해지고 있다. 즉, TZD(Thiazolidinediones), DPP(Dipeptidyl peptidase)-4억제제, GLP(Glucagon-like peptide)-1유사체, SGLT(Sodium glucose cotransporter)-2억제제 등 다양한 약을 최신 정보를 기반으로 근거에 입각한 처방을 위해, 김 원장은 수만리 발품을 팔고 있는 것이다.

김 원장이 생각하는 좋은 약이란 첫째, 문제없이 효과적으로 오랫동안 쓰였고 둘째, 대규모 임상연구가 많은 약이다. DPP-4억제제가 대표적인 예다.

이미 실제 진료현장에서 사용된 지 8년이 넘었고, 최근까지도 혈당강하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그는 메트포르민(Metformin)을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DPP-4억제제가 그 뒤를 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당뇨병은 메트포르민, 인슐린, SU(Sulfonylurea), TZD, DPP-4억제제, GLP-1유사체, SGLT-2억제제 등 유독 치료제가 많다. 초치료 시 메트포르민 처방 후 어떤 약을 처방하는 게 좋은가.

왜 이렇게 약이 많은지를 생각해보면 어느 약이든 명확하게 당뇨병을 치료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임상현장에서는 그 많은 약 중에서 과연 어떤 약을 어떻게 써야하느냐는 문제가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처음에는 메트포르민을 처방하는데, 여러 가지 약제 중에서 UKPDS 등과 같은 대규모 연구에서 안전성 및 타 약제에 비하여 다소 심혈관 우월한 성이 있어 초기치료에 사용하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에서 어떤 약을 쓸 것이냐가 문제인데, 과거에는 혈당만 낮추는 게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저혈당도 예방해야 하고 체중증가도 신경 써야 한다. 그에 적합한 약물 중 하나가 DPP-4억제제다. 그러다보니 메트포르민 사용 후 혈당관리가 되지 않을 때 과거와 달리 설포닐우레아보다는 DPP-4억제제를 처방하는 게 최근 추세다.

- 환자에게 약물 처방 시 복약순응도를 고려하는가.

고려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위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이며 여기에 자기에게 맞는 약물치료를 추가 하는 것이다. 약물 복용 시 물론 혈당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좋아야 하겠지만, 저혈당이나 체중증가, 심혈관계질환 발생 등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약이 처방되어야 하며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하루 한번 요법 등은 그 다음 고려 대상이다. 물론 약이 아무리 좋아도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며, 그런 점에서는 1일 1회 복용은 환자에게 복약순응도를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 SGLT-2억제제 등 새로운 당뇨병치료제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DPP-4억제제 처방 수요는 높다. DPP-4억제제가 여전히 당뇨병환자들에게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당뇨병치료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이 체중증가와 저혈당이다. 앞에서 언급하였지만 옛날에는 혈당을 낮추는 게 중요했지만 저혈당 문제를 감수하면서 까지 무조건 혈당만을 떨어뜨리는 것은 피하는 것으로 치료 경향이 바뀌었다. 또한 당뇨병환자에서 치료 중에 보이는 체중증가를 피할 수 있어야 하며, 당뇨병이 진행함에 따란 나빠지는 췌장베타세포의 보호기능이 높을수록 좋다. 여기에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주는지도 생각하여야 한다. 어느 한 class의 약제가 절대적으로 좋다고 볼 순 없지만 부작용이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으며 체중증가와 저혈당이 적고 심혈관계에 대한 위험성도 대규모 연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입증된 약물을 고려하다 보니 DPP-4억제제 처방이 트렌드가 됐다. 한마디로 의사들이 처방하기에 편한 약물이다.

- 지난 6월 미국 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심혈관계질환 위험에 대해 대규모로 연구한 TECOS 스터디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

지금은 누명을 벗었지만, 몇 년 전 TZD 계열 약물 중 아반디아라는 약물이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사실 DPP-4억제제들이 대규모 임상연구를 하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당뇨병과 이에 동반된 고혈압 고지혈증 자체가 심혈관계질환 위험을 매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일 심혈관계에 좋지 않은 약제를 사용할 경우 불나는데 기름 붇는 격이어서 물론 심혈관계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당뇨병약이면 좋겠지만 적어도 당뇨병 환자에게 심혈관계 위험성이 없는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 급여기준이 완화되면서 DPP-4억제제와 인슐린 병용 등이 자유로워졌는데.

더 완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마다 당뇨병이 생기는 기전이 다르다. 인슐린이 부족해서 생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문제되는 사람도 있다. 그 외에도 인크레틴 효과가 부족해서 당뇨병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당뇨병은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사람마다 약을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쓸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한 가지 약물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 최근 많은 DPP-4억제제들이 출시되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약과 기존에 출시된 약 중 처방 시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

근거(evidence)와 사용기간이다. 혈당 강하 효과 및 부작용면에서 각자 큰 차이가 없는 경우 근거가 많은 약을 선택한다. 그런 점에서 자누비아처럼 오랫동안 쓰였고 대규모 임상스터디가 많고, 자료가 풍부한 약물을 선호한다. 특히 과거부터 써온 약은 그동안 별 문제가 없었거나 문제가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상황에 대처가 가능하다. 한마디로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다. 단, 반드시 허가사항을 생각해서 한 가지 약물이 좋다고 하기 보다는 환자마다 맞춤형으로 사용한다.

- DPP-4억제제 중에는 자누비아가 가장 먼저 출시됐는데.

자누비아는 사용하기에 무던한 약이다. TECOS 등 대규모 임상은 물론이고 오래된 임상스터디도 많은 약이다. 근거가 많고 실제로 사용했을 때 당뇨병환자 치료에 이득이 크다는 것을 입증한 약이다. 또한 환자에게 신장질환이나 심혈관계질환 등의 다른 여러 가지 문제가 있더라고 쉽게 쓸 수 있는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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