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수 3분의 1로 줄였지만 가동률 68%
외래 중심 전환했지만 외래환자도 급감
외과병원으로 출발했지만 수술건수도 반토막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 여부를 결정한다(ⓒ청년의사).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 여부를 결정한다(ⓒ청년의사).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백중앙의료원 모체인 서울백병원을 폐원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적자'다. 서울백병원은 지난 2004년부터 적자를 기록, 2022년까지 누적 적자만 1,745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의 경영 상태를 회복하기 힘든 상황으로 진단하고 폐원안을 오는 20일 이사회에 상정한다. 서울백병원 경영 정상화 TF를 구성해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그 이후에도 병원을 찾는 환자는 줄고 적자폭은 더 커졌다.

서울백병원이 흑자였던 적은 지난 2003년 이후 한번도 없었다. 2003년에도 4억원 흑자였다.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지난 2004년 73억원 적자를 기록한 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매년 100억원 이상 적자였다. 2015년에는 81억원, 2016년에는 49억원 적자를 보였다.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이에 인제학원은 지난 2016년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를 구성하고 인력과 병상 수를 줄여 외래 중심으로 전환하고 레지던트 수련을 포기한 채 인턴 수련병원으로 전환하는 자구책을 시행해 왔다.

350병상 규모에서 출발한 서울백병원은 2017년 276병상에서 2018년 259병상, 2019년 233병상, 2020년 205병상, 2021년 191병상, 2022년 158병상으로 줄였다. 매년 병상 수를 줄였지만 병상 가동률은 오히려 떨어져 158병상만 운영했던 2022년에는 평균 48.7%만 환자가 이용했다. 월 평균 입원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6,650명에서 꾸준히 줄어 2022년에는 2,164명까지 떨어졌다.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올해는 여기서 더 줄여 122병상만 운영하고 있지만 병상가동률은 67.8%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3~4월 서울백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월평균 2,522명이었다.

입원 환자를 줄이고 외래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서울백병원 경영정성화 TF 방침이었지만 그렇다고 외래 환자가 늘지도 않았다. 지난 2017년 월평균 외래 환자 수는 1만8,658명이었지만 2018년 1만8,375명, 2019년 1만7,983명, 2020년 1만7,216명으로 줄었다. 지난 2021년 1만8,719명으로 반등했지만 이듬해인 2022년 1만3,982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3~4월 외래 환자 수는 월평균 1만1,841명이다.

외과병원으로 출발한 서울백병원이지만 수술 건수도 급격히 줄었다. 지난 2017년 월평균 458건을 수술했지만 이후 꾸준히 줄어 2022년에는 월평균 221건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 3~4월 수술 건수는 월평균 199건이었다.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자료제공: 서울백병원

이처럼 환자가 급격히 감소한 원인으로는 도심 공동화로 그 지역에 상주하는 인구가 준 것이 꼽힌다. 그 마저도 서울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인근 대형병원으로 빠져나갔다는 지적이다.

결국 경영정상화 TF가 구성된 이후에도 서울백병원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17년 59억원, 2018년 73억원 등 적자 규모는 더 커져 2022년에는 160억원으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인제학원을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이사회에 올리기로 했으며 서울백병원 구호석 원장은 지난 2일 전 직원에게 서신을 보내 외부의 환경 변화 등으로 병원의 경영 상태가 점점 더 악화돼 폐원안을 상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백병원 교수와 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5개 백병원 직원노동조합은 지난 8일 서울백병원 앞에서 폐원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도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폐원이 아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백병원 본관 로비에는 폐원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의 성명이 붙어 있다(ⓒ청년의사).
서울백병원 본관 로비에는 폐원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의 성명이 붙어 있다(ⓒ청년의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