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자 6일째 4만명대 유지, 위중증 162명
더 완화되는 방역조치에 병원 내 확산 우려
“팬데믹 3년 경험했어도 원칙 지켜지지 않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6일째 4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6일째 4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의료 현장이 긴장하고 있다. 언제든 발행할 수 있는 원내 감염 확산 때문이다. 사회는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의료 현장을 그렇지 못하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5일 3만870명으로 3만명대를 돌파하더니 주말 이후 4만명대로 급증했다. 4만명대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 17일(4만169명) 이후 처음이다.

지난 18일부터 신규 확진자는 4만1,995명→4만7,029명→4만861명→4만904명→4만2,500명→4만1,590명으로 4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간(7월 18~24일) 일평균 확진자도 3만8,809명으로 전주 2만7,951명보다 28% 이상 늘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코로나19로 하루 평균 8명이 사망했으며 누적 사망자는 총 3만5,216명이다. 24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162명으로 증가세다.

코로나19 주간 발생 추이(출처: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주간 발생 추이(출처: 질병관리청)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의료 현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에 따라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 조치는 더 완화되고 코로나19 진료는 일반의료체계로 완전히 전환돼 지정병상이나 병상 배정 절차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감시체계도 전수감시에서 양성자 중심 표본감시로 바뀐다. 병원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병원들도 각개전투를 시작했다. 원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돼 다른 환자들이 위험해지지 않도록 격리음압실을 별도로 마련하기도 한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도 최근 4인실 두 곳에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하고 코로나19 환자 격리입원실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25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병원 내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환자도 늘고 있다. (뒤늦게)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환자를 빨리 격리하지 않으면 유행이 커질 수 있어 격리병상을 확충해서 버퍼용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방역 조치를 다 해지하고 난 이후 발생하는 유행이어서 테스트 베드가 될 것”이라며 “(일반의료체계로 전환한 이후)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능동적으로 나설지도 정부 정책 시행에 따라 판가름될 것”이라고 했다.

엔데믹에만 초점이 맞춰져 고위험군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마스크 착용 권고 메시지’다. 24일 기준 코로나19 치명률은 평균 0.1%이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그 수치는 올라가 70~79세는 0.42%, 80세 이상은 1.82%나 된다.

이 교수는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된다는 메시지만 나가고 있다. 병원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만 그렇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고위험군도 마스크 착용이 권고되지만 그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피해가 고위험군 등으로 집중된다는 사실을 지난 3년을 통해 경험했지만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확진자에 대한 ‘5일 격리 권고’가 근무 현장에서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유행을 잡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확진자는 5일 격리를 권고한다고 했으면 연차가 아닌 병사로 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3년간 경험했는데도 원칙이 지켜지질 않는다”고 했다.

이 교수는 “메르스 사태 이후 우리나라 감염병 대응 체계가 어느 정도 발전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잘 할 수 있었다”며 또 다른 신종감염병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도 지난 경험을 토대로 또 다른 유행에 대비하려는 노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대한의학회 E-뉴스레터 최신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아직 새로운 변이바이러스 출현, 백신과 자연면역의 감소로 가을철 재유행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팬데믹이 끝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완연하다”며 “전대미문의 피해를 겪었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대한 복기와 반성을 통해 교훈을 얻으려는 노력은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닥칠 신종감염병 위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얻는 교훈을 바탕으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된다”며 “객관적인 전문가들로 코로나19 대응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실사구시 반성문으로 ‘코로나19 징비록’을 만들어 차후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절치부심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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