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硏·울산대, 산업재해 분석 결과 발표
의사·간호사는 감염성 질환 비중 높아
"타 산업 대비 직업건강 관심도 낮아…종사자·사업주 노력 필요"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이 가장 많이 걸린 업무상 질병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꼽혔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이 가장 많이 걸린 업무상 질병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꼽혔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가장 많이 걸린 업무상 질병이 근골격계 질환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사의 경우 뇌·심혈관 질환의 비율이 높았다.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울산대 간호학과 연구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안전보건공단의 산업재해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한국직업간호학회지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업무상 질병으로 요양승인된 의료기관 종사자는 총 1,208명이었다. 요양승인 결정여부를 위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으로 의뢰된 역학조사 847건 중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사례는 32건이었다. 역학조사는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에 명시됐지만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 수 없거나 노출수준을 알 수 없는 등의 경우에 실시한다.

직종별로는 1,208명 중 간호사가 311명(25.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보조·요양 서비스 종사자(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간병인) 28.5% ▲식당 종사자(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배식원) 17.7% ▲의료기사 8.6% ▲경비·청소·건물관리 종사자 8.2% ▲사무 종사자 5.8% ▲의사 4.1% ▲기타 1.3% 순이었다.

연구 결과 요양 승인된 의료기관 종사자의 업무상 질병 중 근골격계 질환이 66.9%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감염성 질환 18.0% ▲뇌·심혈관 질환 7.5% ▲정신질환 3.8% ▲피부 질환, 간 질환 각 0.8% ▲기타 질환 0.7% ▲직업성암 0.6% ▲유산 0.3% ▲진폐, 안 질환 각 0.2% 순이었다.

직업성암의 상병명은 급성림프구성백혈병 1명, 만성골수백혈병 2명, 수지편평세포암 1명, 골수이형성증후군 2명, 편도암 1명이었으며 기타 질환의 경우 성대 결절, 골절, 관절염, 하지정맥류, 급성심장마비, 옴, 조기난소부전, 소음성 난청, 호흡기질환으로 확진됐다.

간호사와 의사를 제외한 모든 직종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질병은 근골격계질환이었으며 특히 식당종사자, 경비·청소·건물관리 종사자, 의료기사, 보조·요양 서비스 종사자 사이에서 빈도가 높았다.

의사의 경우 뇌·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36.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감염성 질환 34.0% ▲근골격계 질환 14.0% 순이었다. 간호사는 감염성 질환에 걸린 비율이 43.1%였으며 근골격계 질환 40.8%, 뇌·심혈관 질환 5.8%였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으로 역학조사가 의뢰된 사례 32건 중 의료기관 종사자의 작업 환경과 질병 간 연관성이 높다고 인정돼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된 경우는 12건, 업무 관련성이 낮은 경우는 20건이었다.

역학조사가 실시된 32건 중 직업성 암이 75.0%로 가장 비중이 컸으며 이어 유산 및 기타 질환이 12.5%이었다. 기타 질환에는 이질환, 조기난소부전, 특발성혈소판감소증, 간질환이 포함됐다.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된 12건의 경우 직업성 암이 6명(50.0%), 유산이 4명(33.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직종별로는 간호사 6명, 방사선사 2명, 의사 2명, 치기공사 1명, 간호조무사 1명이었다. 업무와의 연관성 요인을 분석한 결과 전리방사선(50.0%)과 스트레스(33.3%)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구팀은 “근골격계 질환은 산업 전반에서 산업재해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전 업종에서 관련 업무상 질병 신청 건수와 인정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반면 직업성 암의 경우 오랜 기간 질병에 영향을 미친 과거의 작업환경자료와 업무 관련성 근거를 찾기 어려워 인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의료기관 종사자는 여러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되고 있지만 제조업·건설업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청결해 보이는 환경으로 종사자의 직업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고 했다.

이어 “종사자들은 발생 가능한 업무상 질병을 이해하고 의료기관 환경에 관심을 가져 교육 등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보건관리자와 사업주도 종사자들에 대한 교육과 환경 개선으로 유해인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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