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있는 대학 40곳 공시 자료 분석
가톨릭관동대 신입생 등록률 61%
고신·인제·건양대, 재학생 충원율 85%대

​청년의사는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이용해 의대가 속한 대학 40곳의 재학생 현황 등을 분석했다(ⓒ청년의사).​
​청년의사는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이용해 의대가 속한 대학 40곳의 재학생 현황 등을 분석했다(ⓒ청년의사).​

고신대 경영난 소식에 의료계는 서남의대 사태를 떠올렸다. 본교 경영난은 의대 교육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서남의대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고신대도 본교 자체가 경영난에 빠지자 의대 운영비가 지급 되지 않았다(관련 기사: 운영비 미지급에 교수 임금 체불까지…고신의대 '파행 운영' 논란).

하지만 양상은 서남대와 다르다. 서남대는 이사장 교비 횡령 사건이 결정적이었지만 고신대 경영난은 재학생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학령인구 감소 여파다. 신입생 모집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대학은 한두 곳이 아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벚꽃엔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의대가 있는 대학들 상황은 어떨까. 청년의사는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이용해 의대가 속한 대학 40곳의 신입생 최종 등록률과 재학생 충원율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부 지방대학은 경영난을 겪는 고신대보다 신입생 등록률과 재학생 충원율이 낮았다. 재학생 충원율은 학생 정원을 기준으로 대학에 학기를 등록해 학업 중인 학생 비율을 말한다. 분석은 정원 내 재학생 충원율을 기준으로 했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1. 가톨릭관동대 40개 대학 중 올해 신입생 최종 등록률이 가장 낮은 곳은 가톨릭관동대였다. 강원 강릉에 위치한 가톨릭관동대는 올해 신입생 1,770명을 모집했지만 최종 등록한 인원은 60.9%인 1,078명이다. 지난 2021년 74.2%이던 신입생 등록률은 2022년 모집 인원이 줄면서 79.7%로 상승했지만 올해는 60%대로 뚝 떨어졌다. 올해 신입생 모집 인원은 전년도(1,960명)보다 190명 줄었다.

가톨릭관동대는 신입생이 줄면서 대학에 등록해 다니는 재학생도 줄어 40개 대학 중 재학생 충원율이 가장 낮았다. 가톨릭관동대 재학생 충원율은 지난 2020년 88.0%였지만 2021년 81.6%로 줄었고 2022년에는 77.2%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정원의 70.4%만 등록해 대학을 다니고 있다. 반면 의대 재학생 충원율은 평균 120%대다. 관동의대 입학 정원은 49명으로 의예과(예과) 2년과 의학과(본과) 4년을 합친 정원은 294명이다. 하지만 정원 외 모집, 휴학 후 복학 등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정원보다 많은 345명이 등록해 학업 중이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2. 고신대 가톨릭관동대 다음으로 신입생 등록률이 낮은 곳이 고신대였다. 부산에 있는 고신대는 올해 신입생 921명을 모집했지만 80.9%인 745명만 최종 등록했다. 고신대도 매년 등록하는 신입생이 줄고 있다. 2021년에는 모집 인원의 94.3%가 등록했지만 2022년에는 신입생 등록률이 87.7%로 떨어졌고 올해는 이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모집 정원은 940명→938명→921명으로 소폭 줄었다.

재학생 충원율도 하락세다. 고신대는 지난 2020년 정원보다 많은 학생이 등록해(100.4%) 학교를 다녔지만 2021년에는 그 비율이 97.1%로 떨어졌다. 이어 2022년에는 90.9%만 학교에 등록해 다녔으며 올해는 90%대도 무너져 정원의 85.0%만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의대 재학생 충원율은 높았다. 고신의대 입학 정원은 76명으로 총 정원은 456명이며 올해 상반기 기준 97.8%인 446명이 학업 중이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3. 대구가톨릭대 세 번째로 신입생 등록률이 낮은 곳은 대구가톨릭대다. 경북 소재 대구가톨릭대가 올해 모집한 신입생 정원은 2,882명이지만 최종 등록한 학생은 89.9%인 2,591명이다. 그나마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등록률이지만 모집 정원이 전년도(3,103명)보다 221명 줄었다. 지난 2021년 신입생 등록률은 82%였으며 2022년에는 88.9%였다.

대구가톨릭대는 재학생 충원율도 90% 미만으로 떨어졌다. 대구가톨릭대 재학생 충원율은 지난 2020년 98.1%였지만 2021년 92.8%로 하락했으며 2022년에는 89.5%로 더 떨어졌다. 그리고 올해는 상반기 기준 전체 정원의 89.8%만 학교를 다니고 있다. 의대는 정원 외 모집 인원 등이 포함돼 100% 이상 충원율을 보였다. 대구가톨릭의대 입학 정원은 40명이며 총 정원은 240명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정원의 103.3%인 248명이 의대에서 학업 중이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4. 순천향대 40개 대학 중 신입생 등록률이 네 번째로 낮은 곳은 순천향대로 91.0%였다. 하지만 다른 세 곳과 달리 모집 정원이 늘어 최종 등록 인원은 소폭 증가했다. 충남 아산에 있는 순천향대는 올해 신입생 2,940명을 모집했지만 91.0%인 2,675명이 최종 등록했다. 하지만 순천향대는 최근 3년간 모집 인원을 소폭 늘려 등록한 신입생은 2,636명(92.1%)→2,673명(92.9%)→2,675명(91.0%)였다.

학교에 다니는 재학생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정원의 99.5%로 높은 편이었다. 순천향대 재학생 충원율은 2020년 98.6%, 2021년 95.2%, 2022년 94.2%, 2023년 99.5%다. 의대 재학생 충원율도 평균 105% 이상이었다. 순천향의대 입학 정원은 93명으로 올해 4월 1일 기준 총 정원 558명의 105.6%인 589명이 수학하고 있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5. 인제대 순천향대 다음으로 신입생 등록률이 낮은 대학은 인제대였다. 인제대 소재지는 경남 김해다. 올해 인제대 신입생 등록률은 91.1%로 1,760명 모집했지만 1,604명만 등록했다. 그러나 인제대가 올해 신입생 등록률 90%를 넘긴 건 모집 인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신입생 2,117명을 모집했던 2021년 등록률은 77.0%였으며 2,113명을 모집한 2022년에는 72.9%였다. 최근 3년간 인제대에 등록한 신입생은 1,630명→1,540명→1,604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인지 학교에 다니는 재학생 비율은 하락세다. 인제대는 올해 상반기 기준 40개 대학 중 가톨릭관동대와 고신대에 이어 세 번째로 재학생 충원율이 낮았다. 인제대 재학생 충원율은 2020년 92.0%에서 2021년 86.6%, 2022년 82.6%, 2023년 85.4%로 떨어졌다. 의대 충원율은 평균 109% 이상이었다. 인제의대 입학 정원은 93명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총 정원 558명의 108.4%인 605명이 학업 중이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6. 건양대 건양대도 인제대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충남 논산에 있는 건양대는 올해 신입생 808명을 모집했지만 최종 등록 인원은 92.1%인 744명이다. 건양대 신입생 등록률은 2021년 84.5%, 2022년 92.7%로 상승했지만 모집 인원이 882명에서 838명으로 줄었다. 3년간 모집인원은 74명 줄었지만 등록 인원은 1명 늘었다.

건양대 재학생 충원율도 하락세다. 지난 2020년에는 전체 정원의 93.8%가 학교를 다니고 있었지만 2021년에는 89.1%, 2022년에는 82.5%로 줄었다가 올해 상반기 85.7%로 소폭 늘었다. 반면 의대 재학생 충원율은 117% 이상이었다. 건양의대는 대전 서구 제2캠퍼스에 있다. 건양의대 입학 정원은 49명이며 올해 상반기 기준 총 정원 294명의 116.7%인 343명이 재학 중이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청년의사)

7. 원광대 원광대도 신입생 모집 인원을 줄여 등록률을 올린 사례다. 전북 익산 소재 원광대는 지난 2021년 신입생 등록률이 79.4%에 불과했지만 2022년 87.7%로 상승했으며 올해는 94.4%였다. 같은 기간 신입생 모집인원은 3,731명에서 3,228명으로 503명 감축했고 등록인원은 84명 늘었다.

재학생 충원율은 2020년 93.6%, 2021년 94.0%였지만 2022년 82.6%로 10%p 이상 하락했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88.2%로 소폭 늘었다. 의대 재학생 충원율은 평균 99%다. 원광의대 입학 정원은 93명이며 올해 상반기 기준 총 정원 558명의 96.24%인 537명이 등록해 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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