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대들 개강 재차 미뤄…개강한 학교도 휴강 중
일부 의대 4월 초·중순 유급 현실화 전망…수업일수 확보 나서
의대생들 강경 "유급 각오하고 시작한 일" 밝히기도

의대 동맹휴학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부 의대에서도 4월 초중순이 '유급 마지노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의대 동맹휴학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부 의대에서도 4월 초중순이 '유급 마지노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의대생 동맹휴학 장기화로 대규모 유급 사태가 현실화되는 상황에 대학가도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의대들은 한 차례 늦춘 개강을 재연기하거나 방학·휴일 등을 활용한 수업일수 확보 등 임시방편을 마련 중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전체 의대생(1만8,793명) 중 41.8%에 해당하는 7,850건의 휴학계가 접수됐다. 이는 학부모 동의 등 신청 요건을 갖춘 ‘유효 휴학계’로 실제 휴학계 제출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는 지난달까지 단순 휴학계 제출을 모두 집계했으나 이번 달부터는 유효 휴학 신청만을 집계하고 있다. 단순 휴학계 등을 포함해 지난달 28일까지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1만3,697명으로 전체 의대생의 73%에 달한다.

이에 대부분의 의대에서는 한 차례 개강일을 미루거나 무기한 연기하는 방식 혹은 개강한 후 휴강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대처했다. 그러나 4월부터는 출석 일수에 따른 유급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의대에서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 이상 결석하는 경우 F 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는 경우 유급 처리되기 때문이다. 의학과(본과) 학생의 경우 3월보다 일찍 개강하는 터라 유급 위험이 더 크다.

의대들도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개강일을 늦추거나 무기한 연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업일수 확보를 위해서는 학사일정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가톨릭의대는 한 차례 미뤘던 개강일을 다시 한 달 미룬 상태다. 가톨릭의대는 당초 의예과(예과) 개강일을 지난 18일, 본과 개강일을 11일로 한 차례 연기했지만 이후 예과 4월 15일, 본과 4월 8일로 재차 미룬 상태다.

가천·동국의대도 오는 25일로 개강일을 추가 연기했다. 그 외 건국·경북·성균관·고려·순천향·단국의대 등 대부분 의대는 현재 개강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개강한 후 휴강을 이어가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 외에 한림·한양·경희·연세·서울의대 등 개강한 후 수업을 이어가는 대학들도 있다. 그러나 의대생 동맹휴학으로 대부분의 의대에서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의대 관계자는 19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유급을 막으려면 수업일수 확보가 우선이다. 상황을 주시하면서 이후 방학을 줄이거나 휴일, 저녁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학사 일정을 조정해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의대에서는 적어도 4월 초 혹은 중순까지 학생들이 복귀해야 유급을 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희의대 관계자는 “학생마다 듣는 수업이 다르고 수업을 안 듣기 시작한 날짜도 다른 만큼 언제 유급될지는 개별로 계산해야 한다”며 “통상적으로 한 학기 수업일수를 15주로 계산했을 때 3월 4일부터 계산하면 5주 결석하면 유급이 되는 상황인데 그럼 4월 초가 된다”고 말했다.

경북의대 관계자는 “이달 말에는 학생들이 돌아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월이 넘어가면 수업 일수 부족이 지적될 것이다. 특히 본과생들의 경우 실습 일수까지 따지면 4월에는 정상 수업에 들어가야 수업 일수를 맞추는 게 가능하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의대 관계자도 “한 학기 수업 과정이 18주인데 일수의 4분의 1을 채우지 못하면 유급된다. 해당 기준을 적용하면 곧 유급을 맞이하게 된다”며 “학년마다 다르지만 4월 중순에는 유급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오는 22일까지 일단 휴강하기로 했는데 그 이후에 대책을 새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일부 의대에서는 동맹휴학으로 대부분의 의대에서 전공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와중에 소수의 학생이 출석해, 이들에 대한 수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대생들은 강경한 입장이다. 당초에 유급을 각오하고 동맹휴학에 나선 만큼 예상했던 바라는 것이다.

경상권에 위치한 의대에 재학 중인 A씨는 “최근 의대생 유급에 대한 우려들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 유급이 확정된다는 것은 아니더라도 유급을 당할 각오는 하고 휴학한 것”이라며 “그래서 사실 유급에 대한 우려라는 표현 자체가 아이러니하게 들린다. 갑자기 의대생을 챙겨주겠다는 것으로 들려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상권의 또 다른 의대 소속인 B씨도 “학생마다 의견은 다른 것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유급을 하고 생각한 행동이기에 (유급이) 큰 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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