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40개 의대 대표 공동 성명서 발표
"정부 불통의 결과가 의대 정원 강제 배정…인정 못해"
휴학계 반려 시 행정 소송, 해외 의사 면허 취득 지원사업 예고

의대 교수들의 강경대응 움직임에 대학 총장들이 진화에 나섰지만 교수들의 반응은 냉담하다(사진출처: ⓒ청년의사).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에 대한 배정 결과를 발표하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규탄 성명을 냈다(사진출처: ⓒ청년의사).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에 대한 배정을 발표하자 의대생들이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20일 ‘의료 개혁 관련 브리핑’을 열고 현 의대 정원에 증원된 2,000명을 포함한 총 5,058명을 전국 40개 의대에 배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곧바로 40개 의대 대표 명의로 된 공동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강행을 규탄했다.

의대협은 정부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강행했다면서 “어느 의료 선진국에서도 의대 정원 추계 기구의 세밀한 조절이나 의료계와 합의 없이 의대 증원을 확정하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거를 공개하라는 말에 정부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오히려 증원 규모를 뒤집으려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라는 적반하장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3개 논문 저자들 모두 본인의 연구가 복지부 논리와 전혀 무관하다고 한다.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은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번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서 의료계에 대해 '소통'이 아닌 '명령'으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의대협은 “정부는 여론을 선동해 의료계를 악마화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의사 증가로 인한 국민 부담 건강보험료의 인상 등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이 감당할 것”이라며 “현 정부는 그 시점이 온다면 이미 임기가 끝났기에 책임감 없이 정책을 강행하는 것 아닌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는 ‘합의는 절대 없다’면서 불통의 책임을 학생과 의사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소통과 명령을 구분하지 못한다. 전공의에게는 업무개시명령을, 학생들에게는 부당한 간섭으로 압축 수업을 명령한다. 불통의 끝인 의대 정원 강제 배정은 정부가 국민과 의료계를 얼마나 경시하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학과 정부가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의사 면허 취득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의대협은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를 절대 인정하지 않으며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휴학계를 수리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반려시 행정소송에 대한 법률 검토도 이미 마쳤다”고 했다.

의대협은 “증원이 이뤄지면 학생들은 부족한 카데바로 해부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실습을 돌면서 강제 진급으로 의사가 될 것이다. 의학을 이렇게 배울 수 없다”며 “이런 환경에서 의술을 행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교육부는 역량이 부족한 의사가 돼라고 ‘명령’한다. 이 명령을 거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의대협은 USMLE, JMLE 등 해외 의사 면허 취득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지원사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는 정부의 정치적·비논리적인 정책 강행으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결과다.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대한민국 의료는 더 이상 없다. 이에 정부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