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16만원·48만원·스스로 정한 금액 등 택할 수 있어
“교수 대상 시작한 급여반납 일반 직원으로 이어질 수도”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영악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급여 반납 동의서’를 받는 병원도 나왔다. 상계백병원은 교수들을 대상으로 급여 일부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는 방안 추진에 나선 것.
상계백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8일 병원 측은 메일을 통해 의료사태에 따른 병원 경영위기에 대응하고자 향후 6개월 간 급여 일부를 자발적으로 반납하는데 동의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급여 반납 동의서를 교수진에게 전달했다.
반납 적용 금액은 월 116만원과 월 48만원 이외에 스스로 정한 금액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급여 반납 동의서 참여는 교수진 자발적으로 자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강제나 의무사항은 아니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상계백병원 관계자는 “병원 경영 상황이 지속적으로 좋지 않았다. 전공의 사직 이후 외래진료나 수술 등이 축소되면서 더 악화된 것 같다”며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율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병원의 강제나 강요는 없다”고 말했다.
교수진을 대상으로 시작된 급여 반납이 일반 직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급여 반납 동의서를 제출했다는 A교수는 “인제대의료원 차원에서도 경영위기 해결을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급여 반납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외환위기 당시 병원 경영 상황이 악화됐을 때 고통분담 차원에서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교수는 “사실 교수들 월급을 이렇게 줄인다고 (병원 경영에) 큰 도움은 안 된다”며 “교수들을 시작으로 일반 직원들에게 확산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제대의료원 산하 의료기관 중 급여 반납은 현재 상계백병원만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병원들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백병원 관계자는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는 이외에 다른 방안을 추진하고 있진 않지만 급여 반납도 고민하고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고 들었다”고 했다.
한편, 전공의 사직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대학병원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급여 지급을 하는가 하면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권고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진료 축소로 대학병원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적자만 7억~1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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