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배정안 철회 거듭 촉구…“무모한 증원에 교육 질 하락할 것”

연세의대 교수들이 정부를 향해 의대 정원 배정안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의사 단체행동 당시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이 가운을 벗어두고 병원을 나서는 모습이다(ⓒ청년의사).
연세의대 교수들이 정부를 향해 의대 정원 배정안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의사 단체행동 당시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이 가운을 벗어두고 병원을 나서는 모습이다(ⓒ청년의사).

정부가 의대별 정원 배정 발표로 의대생과 전공의가 학교와 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막아버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세의대 교수들은 정부를 향해 의대 정원 배정안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 수련병원을 포함한 연세의대 교수 일동은 22일 호소문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정책이 실행되면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의료가 빠르게 침몰하고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하게 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전공의들은 최후의 저항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정부는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배정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리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국민들이 겪는 불편의 원인을 오롯이 의료계로 전가하고 사직한 전공의들을 범죄자 대하듯 대하며 각종 행정 명령을 남발하고 면허 정지나 법정 최고형 등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전공의와 학생들이 떠나온 자리로 돌아올 길은 요원해졌다. 일말의 희망을 걸고 기다려 온 길을 정부가 막아버린 것”이라며 “교수들은 학생과 전공의가 없는 대학과 병원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교수 사직은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를 넘어 탈진한 교수진이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볼 여력이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했다.

또 정부의 무리한 의대 정원 배정안은 의학교육 본질을 모르는 “몰상식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배정안으로 인해 의학교육의 질은 급속히 저하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의대 교육은 실습 위주의 도제식 의사양성 교육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교육과 진료를 담당하는 현장 전문가 목소리를 귀를 막은 채 폭력적으로 밀어붙인다고 의사가 무작정 배출될 순 없다”며 “당연히 의학교육의 질은 급속히 저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미국과 같이 여건 좋은 의료 선진국에서 이어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인재들의 해외 유출이 현실화 되면 설령 앞으로 어떤 정책을 정비하더라도 대한민국 필수 의료 회생은 불가능하다. 의대 정원 배정안을 철회하고 대화의 장을 열도록 국민들도 지혜를 모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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