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비대위 22일 대국민 입장문 발표 "아직 기회 있어"
전공의 의존 비정상 대학병원 파산 눈앞…"한계 직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의료계와 논의해 만들어야
'대학병원 연쇄 파산' 우려마저 나오지만 "아직 기회가 남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제라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릴 정책을 새로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하고 "지금은 의료 수호의 골든타임"이라면서 "한국 의료를 선진화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성균관의대 기초의학교실과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 교수로 구성됐다.
비대위는 "필수의료를 기피하게 하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의대 정원만 늘리면 국민은 의료비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 고갈에 당면한다"며 "저수가와 의료 소송 문제를 우선 해결하지 않으면 의사 수를 늘려도 필수의료 기피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 의대 증원은 전문가 의논도 사회적 합의도 없이 급진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비대위는 "지난 의대 정원 '감축'조차 5년 동안 점진적으로 이뤄졌다"며 "2,000명을 갑작스럽게 늘리면 의하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사회적 대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도 지불 제도 개편부터 혼합진료 금지, 진료·개원 면허 도입, 인턴 수련 연장, 미용 시장 개방 등 독소 조항이 존재한다고 했다.
따라서 "의료계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풀어가자고 했다. 의대 정원 증원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사회적 합의로 추진"하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도 "피상적인 단어 나열이 아니라 재검토"를 통해 "국민 건강을 위한 의료 정책"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는 "2025년도 정원은 기존대로 모집하고 대화의 장을 마련해 합리적인 의사 수 추계를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후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추진하면 된다"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도 재검토해 전공의 처우와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와 불가항력 의료사고 부담 완화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 늦지 않았지만" 동시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대학병원 진료 체계가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전공의가 떠나고 중증·응급 환자와 암 환자 진료를 하는 교수의 육체적·심리적 피로가 한계에 직면했다. 당직으로 밤샘 근무하고 다음 날 수술과 외래 진료를 하니 주 80시간 넘게 근무하는 교수와 번아웃을 호소하는 교수가 늘고 있다"고 했다.
그간 대학병원 전공의는 "이런 비정상적인" 환경을 버텨왔다면서 이들이 떠나고 대학병원은 연쇄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교수들은 고작 한 달의 과도한 근무도 버티기 힘들 지경이다. 그간 대학병원 전공의는 주 80시간 이상 근무를 4~5년 이상 하면서 최저임금 수준 보수를 받아왔다"며 "이를 모르는 체하고 제자들에게 인내만을 요구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중추 역할을 하는 대학병원이 사라질 수도 있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한국 의료 미래를 걱정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젊은 의사와 의대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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