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다시 논의하자는 요청에 정부가 끝내 응답하지 않으면서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기 시작했다.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비상총회에서 자율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시작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는 대학과 병원 소속 교수 400여명이 참석했다.

비대위는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즉시 멈추라"고 촉구했다. 사직서 제출은 "정부와 대화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면서 "사직서를 제출해도 병원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러나 "제자들이 돌아올 거란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 부재로 "대한민국 의료는 최소 5년은 후퇴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이 의료 현장에 엄청난 혼란을 만들고 국민과 의사를 분열시켰다"고 했다.

비대위는 "이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풀어 대한민국 의료를 제자리로 돌리려면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진정한 의료 개혁에 나서라"고 했다.

총회 후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방재승 위원장은 "서울의대와 병원 교수 900명 이상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참여자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했다"며 "상당히 많은 교수가 제출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직서는 교수 개인이나 진료과별로 제출할 계획이다. 이미 병원과 대학에 제출한 교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차원에서 일괄적인 사직서 제출이나 철회는 하지 않는다.

배우경 언론홍보위원장은 "자발적 제출이 기본이다. 이미 낸 교수도 있다. 진료과별로 모아서 일괄 제출하는 곳도 있다"며 "비대위 차원에서 내거나 철회할 계획은 없다. 교수들은 정말 사직하겠다는 마음으로 사직서를 낸다"고 했다.

의료계와 정부 중재자 역할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부가 전공의·의대생과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배 위원장은 "앞으로도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 우리가 (의료계 대표로서 정부의) 대화 상대이거나 해결 당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먼저 전공의, 의대생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