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미약품 본사서 OCI 이우현 회장과 공동 기자간담회
임종윤‧종훈 사장 해임에 “회장님께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
"임종윤 사장과 채무관계 종료 시 상속세 납무엔 문제 없어"

25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왼쪽)과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사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청년의사).
25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왼쪽)과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사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청년의사).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사장이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회사를 지키는 결정을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임 사장은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OCI그룹과의 통합 상황과 경영권 분쟁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OCI홀딩스 이우현 회장도 함께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의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이유는 대주주들의 상속세 문제, 오버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끝에 OCI홀딩스하고 통합을 준비하게 됐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계약이 완료되기 전이어서 조심스럽지만 제가 OCI홀딩스 지분을 갖게 된다는 것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그대로 가지게 된다는 뜻”이라며 “회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매각으로 흘러간다거나 경영권이 방해를 받는 상황에 대한 방어책”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우현 회장은 “아직 한미사이언스 주주는 아니고 미래의 파트너 후보로서 이 자리에 나와 있다. 지난 두 달간 상상도 못한 관심을 받게 돼 당혹스럽다. 한미약품그룹과는 몇 달 전부터 대화를 나누면서 사업방향에서 일치를 이뤘다. 특히, OCI도 이전에 없던 사업을 일으켜 세계적인 사업으로 키우는 DNA가 있는 회사”라며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 참여하려는 것에 대해 “주주제안에 대한 이슈가 있는데 반문하고 싶다. 이를 받아들였을 경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최대 4명의 대주주 가족 구성원들이 참여하게 된다. 이게 과연 상장사로서 가지고 가야 할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사회인지 궁금하다”며 “ESG 경영을 역행하는 상황이다. 한미 그룹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정말 필요한 이사회 구성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룹 통합 결정 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들에게 계획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부족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에 이 회장은 “사업을 제안할 때 대표에게 제안을 하고, 대표가 이사회에 상정을 하는 것 이외에 무엇을 더 할 수 있느냐”며 “도의적인 것과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대주주들에게 사전에 통합 결정을 공유했다면 사법적 리스크가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에게 프리미엄을 보장하며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대기업끼리의 수평적 결합이기 때문에 공정위 결합심사가 나와야 한다. 그전까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대주주에게 제안을 드리는 것 자체가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앞으로 어떻게 운영을 하겠다고 설명을 드렸는데 미흡하다고 받아들이셨던 것 같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를 상대로 설득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임 사장은 “신 회장님께는 직접 찾아뵙고 입장을 설명드렸다. 그럼에도 그런 결정을 내리신 데에는 나름 고심이 있으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다만 앞으로 남은 날 동안 어떤 대화를 통해 확실하게 설득을 할 수 있을지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고 제안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 사장은 국민연금과의 소통 상황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을 상대로 관련 소임을 다하고 있고, IR팀을 통해서 정당한 방식으로 저희 입장을 말씀드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만일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양 그룹 통합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 회장은 “결론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3가지 계약이 패키지로 엮여있기 때문에 한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계약 체결이) 쉽지 않을 거 같다. 저희도 이사진에게 특정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허락을 받아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임종훈 사장 측 표가 우세해 이사진 구성이 당초 계획과 다르게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임 사장은 “잘 안됐을 경우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OCI와 딜을 하지 않는다면 현재 한미약품그룹의 모습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상위 제약사로서의 면모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답을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며 그룹 통합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어 “주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조직을 지키는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고, 회사를 위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사장(ⓒ청년의사).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장과 한미약품 임종훈 사장을 해임한 것에는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의 의중이 담겼음을 시사했다.

임 사장은 “두 분의 해임 건에 대해서는 회장님께서 오랜 기간 고민을 하셨고, 분쟁 상황이 해결되길 바라시며 지금까지 기다렸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럼에도 주총을 앞두고 어려운 결정을 한 이유에는 이 조직 안에서 일어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며 “회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해답이 없다, 혼란을 없애기 위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임 사장은 “모든 인사발령이 그렇듯 즉시 효력이 날 걸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임 사장은 본인의 상속세 납부 상황에 대해 “임종윤 사장을 상대로 266억원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해당 채무 관계가 정리가 된다면 저로서는 상속세 상당 부분이 해결된다. 잔액이 있겠지만 납부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 사장은 “이번 일이 잘 마무리 했을 때 (저에게) 가족 간의 봉합이나 화해를 이뤄내야 하는 책임도 있다.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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